알뜰폰(MVNO)이 시장 점유율 5%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알뜰폰 판매가 시작된 2011년 7월 이후 불과 3년만에 이뤄낸 수치다. 여기에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도 10만 돌파를 목전에 두며 그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286만8000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5.21%를 차지,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5%대를 넘어섰다. 업계는 이같은 추이면 내달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알뜰폰도 판매하는 휴대폰 매장의 모습.

◇영업정지가 호재로...특수 ‘톡톡’
알뜰폰은 최근 이동통신3사의 순차 영업정지로 가입자 확보에 탄력을 받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영업정지에 들어가고 단말기 보조금마저 끊기자 가입자들이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으로 눈을 돌린 것.

알뜰폰은 이통3사가 구축한 통신망을 도매로 임대해 30~50% 저렴한 가격에 통신 상품을 제공한다. 이통3사의 망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통화 품질은 같다. 알뜰폰은 지난해 우체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면서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현재 CJ헬로비전, SK텔링크, 에넥스텔레콤 등 28개 업체가 알뜰폰 사업을 운영중이다.

실제 번호이동 수치를 살펴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매월 약 14만명씩 유입됐다가, 올해 초 123대란 211대란 등 보조금 출혈 경쟁으로 12만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 후 지난달 13일 이통3사의 순차 영업정지가 시작되자 13~14만명 증가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알뜰폰 순증 또한 7만3081명으로 2월(4만8344명)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일평균 가입자가 1000명~2000명 수준이었는데, 영업정지 기간에는 2.5~3배 가까이 뛰었다”고 밝혔다.

알뜰폰 업체는 이같은 기세를 몰아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선두 업체 CJ헬로비전과 에넥스텔레콤은 11일 삼성전자 ‘갤럭시S5’를 출시한다. 이통3사보다 더 많은 보조금 지원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다.

SK텔링크는 영업정지 기간 중 주요 유통 채널인 ‘홈쇼핑’ 방영 시간을 기존보다 2~3배로 늘렸다. 황금 시간대를 배정 받기 위해 전사적으로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태광그룹 계열 한국케이블텔레콤(KCT)는 GS편의점에 갤럭시S3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우체국 알뜰폰, 4월 중 10만 돌파
지난해 9월 이후 3번째 시즌을 맞은 우체국 알뜰폰도 가입자 10만 돌파가 멀지 않았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가입자 8만5713건을 기록했다. 하루에 700~1000건씩 가입자가 유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2주 안으로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 KMVNO협회 홈페이지 캡쳐.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1000원 요금제 출시 이후 가입자가 급증하다가 최근들어 약간 주춤하는 추세”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되는 시점에 또 한번 인기를 얻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4기 알뜰폰 상품이 출시되는 6월 경 신고 고객 유입이 늘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체국에 입점한 알뜰폰 사업자는 스페이스네트, 머천드코리아,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아이즈비전, 유니컴즈 등 6개 업체다. 이들이 포함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대표 김홍철)와 우정사업본부는 조만간 10만 가입자 돌파 기념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우체국 알뜰폰의 경우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해 이통3사의 보조금 공세를 피해갈 수 있었다”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통신사에서 제공하지 못한 부분을 우체국 알뜰폰이 보완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료 1~2만원대를 선호하는 40~50대 연령층이 주요 타겟인만큼, 향후에도 다양한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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