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갈무리 
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적자 심화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를 계획했던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으며 악재를 만났다. 밀리의서재는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설립된 후 지난해 9월 KT의 손자회사인 지니뮤직이 인수했다. KT의 증손자회사다.

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SK스퀘어 자회사들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최근 IPO를 철회하면서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이하 웨이브)  IPO 행보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밀리의서재 역시 최근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처지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 누적 회원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4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대비 150만명 늘어난 수치다. 밀리의서재의 지난해 매출은 289억원으로 1년 사이  61% 성장했다.

이에 따라 밀리의서재는 현재 IPO를 추진 중이다. 밀리의서재는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823만4901주를 상장할 예정이며 200만주를 공모한다. 기업가치는 3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하고, IPO 절차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 약 1년 만이다.

201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밀리의서재는 지난 5월 기준 콘텐츠 11만권, 파트너 출판사 1400여개와 공급 계약을 맺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시장에서 구독 경제를 적용하고, 오디오북과 챗북, 오디오 드라마 등 신개념 독서 콘텐츠를 선보였다.

하지만 밀리의서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45억원으로 전년 109억원 대비 적자폭이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48억원으로 전년 111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손실과 더불어 자본잠식 또한 심화됐다. 밀리의서재 2021년 자본총계는 -829억원으로 전년 -599억원 대비 악화됐다.

밀리의서재는 향후 공모된 자금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및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겠단 계획이지만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악재를 새롭게 맞았다. 구독 서비스 특성상 손익분기점을 넘기까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매출성장 대비 수익을 내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3일 새벽 4시 경 해킹으로 인해 1만3182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 6일 공지했다. 유출된 정보는 이메일 주소와 암호화된 전화번호 및 비밀번호로 개인정보 유출 내용은 회원마다 상이하다. 밀리의서재 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본 사실을 신고하고,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 조사2과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해킹이라고 공지돼 있다. 이번주나 다음주 밀리의서재 측으로 부터 자료를 받는 등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장 조사 역시 나가게 될 것 같다. 조사 결과 유출이 확실하고 보안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징금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밀리의서재는 이익 미실현 특례(이른바 테슬라 요건)를 통해 상장에 나설 계획이었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를 냈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게 상장할 기회를 주는 특례제도를 말한다. 공모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수의 약 25%에 해당하는 200만주로 설정했다. 밀리의서재는 테슬라 요건인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매출액 30억원 이상 ▲2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을 충족한 상황이다. 밀리의서재는 올해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상 부채로 인식되는 전환상장우선주(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기도 했다. IPO를 앞둔 상황에서 진행된 조치다.

하지만 최근 개인정보 유출, 국제 경기 침체 및 증시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국내외 IPO 시장 전체가 얼어 붙고 있다는 점은 악재일 수 있다.

실제 조 단위 IPO로 기대감을 모으던 SK쉴더스는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를 받고, 상장 계획을 중단한 바 있다. 원스토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밀리의서재는 지니뮤직(38.63)%, 밀리(9.95%) 외 HB유망서비스산업투자조합(8.5%), KB코넥스활성화투자조합(4.96%) 등 다수 재무적투자자(FI) 들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FI들은 투자금 회수 및 이익이 목적이기 때문에 상장 후 주식 매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도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적자 상황의 경우 지난해 초 구독자 확대 위해서 TV CF를 포함한 다양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어 2020년 대비 2021년 적자가 늘어난 부분이 있다”며 “밀리의서재는 책 기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구독자와 콘텐츠 확보에 대한 투자가 성장과도 연결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건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유출 사실이 확인된 고객에게도 개별적으로 고지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전체 프로세스를 재점검하는 등 정보보안을 위한 투자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며 “기본적으로 IPO추진에 대한 내용은 기존과 변동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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