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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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지난해 5G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3사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는다는 것은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 등 가계통신비 인하를 추진했음에도 통신사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예전처럼 MNO(이동통신) 부문이 아닌 보안, IPTV,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 등 비통신 분야를 통해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25일 증권업계 시장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추정치의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은 4조765억원이다. 이는 전년(2020년) 3조4196억원보다 19.2% 증가한 수치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각 사별로는 SK텔레콤 1조4666억원, KT 1조5814억원, LG유플러스 1조285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8.6%, 33.5%, 16% 증가했다. 3사 모두 호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등 정부의 요금 인하 정책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모두 상쇄했다. 이번 4분기 실적은 오는 28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다음 달 9일에는 SK텔레콤과 KT가 발표할 예정이다.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 4조원 돌파에는 5G 가입자 증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갤럭시S21 시리즈 등은 부진했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갤럭시Z플립3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5G 등 고가 가입자 유치로 이어졌다. 아이폰13 시리즈 역시 인기를 끌면서 5G 가입자 증가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에 힘입어 연말로 예상됐던 5G 가입자 2000만 돌파는 11월에 무난하게 달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각 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952만명, KT 615만명, LG유플러스 446만명이다.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47.2%, KT 30.5%, LG유플러스 22.1%다.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5G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월 26.9%에서 27.8%로 소폭 증가했다.

이번 4분기의 경우 전 분기와 달리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가장 크게 실적 개선이 이뤄진 곳은 KT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번 분기(4분기) 영업이익은 2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6%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적인 증가폭처럼 보이지만, 전년 동기 영업이익이 1668억원 수준에 그쳤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통신망 장애에 대한 보상을 집행하면서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어났지만 자회사 부동산 매각 차익이 약 2000억원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통신 장애 보상 규모는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2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날 전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경우 일회성비용(주식 상여금 지급 750억원) 발생으로 외견상 4분기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라며 “분할 전 연결 영업이익이 2733억원(-17% YoY, - 32% QoQ)으로 예전 컨센서스(영업이익 3426억원)을 크게 하회할 전망이며, 분할 후 기준으론 연결 영업이익 2668억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내용상 실적은 나쁘지 않다. 일회성비용 제거 시 분할 전 기준으로 보면 전년동기비 영업이익 증가가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의 한 해 네트워크 설비투자(CAPEX)는 원래 4분기에 집중된다. 4분기에 기지국 설치를 몰아서 하는 것이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4분기에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다른 분기 대비 실적이 부진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5G 상용화 원년인 2019년(7조5000억원 규모)과 비슷한 수준의 집행을 예고했는데, 3분기 누적 CAPEX는 4조6조원 수준이었다. 가이던스로만 할 경우 3조원에 가까운 투자가 4분기에 집중되면서 비용이 증가해야 해, 실적이 좋을 수가 없지만 이통3사가 CAPEX를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5G품질평가 다운로드 등 속도나 커버리지 모두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의 경우 4분기에도 네트워크 투자 등 CAPEX에 신경써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지만, KT의 경우 비용통제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경우 LG유플러스 대비 주파수 폭이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5G품질평가에서 속도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이동통신3사의 영업이익 연간 4조원 돌파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통신 부문의 성장도 도움이 되셌지만 5G 가입자 증가로 인한 업셀링Up-selling, 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더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방식) 효과로 보인다. 5G 보급률은 60%에 이를 전망이다. 

문제는 대선 후다. 전성기로 돌아온 이통3사의 영업이익 및 실적이 새 대통령 공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안심 데이터/군장병 반값 통신비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홍식 애널리스트는 “KT의 경우 연결 영업이익은 서프라이즈지만 본사(별도) 영업이익은 부진할 수 있다. 자회사 부동산 매각 차익 2000억원 발생이 연결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나 본사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달하는 네트워크장애 관련 매출 감소 효과만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일회성 매출 감소 효과를 제거하면 전년동기 대비 3%, 전분기 대비 1%에 달하는 이동전화 ARPU 성장 속에 영업비용 정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LG유플러스의 경우 1~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동전화 ARPU가 전분기비 및 전년동기비 각각 1%씩 성장할 것이고, 마케팅비용이 전분기비 3% 증가하나 전년동기 대비로는 7% 감소가 예상된다”며 “감가상각비 정체 현상이 지속되었을 것으로 추전된다.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상회했을 것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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