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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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망전송을 담당할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Contents Delivery Network) 업체로 미국 패스틀리(Fastly)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즈니플러스는  IPTV 제휴 사업자로 LG유플러스를 사실상 선정하고 막판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상황이다. 제휴 계약을 맺을 예정인 LG유플러스가 아닌 KT 등 다른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의 경우 디즈니플러스가 CDN 방식을 통해 망이용대가를 간접적으로 내는 방식이 되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출시를 9월로 목표로 했지만 현재로써는 사실상 어렵고, 늦어도 연내에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CDN 업체로 패스틀리를 선정한 만큼 이르면 10~11월에 서비스가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서비스가 9월에서 연내로 미뤄진 것은 LG유플러스와의 제휴에서 기술적 문제(기술 시연 및 검증) 때문이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소송 영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6일 복수의 ISP 사업자 및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위한 CDN 업체로 패스틀리를 선정했다. 늦어도 연내에는 국내에서 서비스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패스틀리 외에도 다른 CDN 사업자를 디즈니플러스가 선정할 확률이 높다. 망안정성 때문이다. KT 등의 경우 (CDN을 통해) 망 연동을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CDN은 대형 글로벌콘텐츠사업자(CP, Contents Provider)의 데이터트래픽 전송을 대행하는 업체를 말한다. 대표적인 CDN 사업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있다. CDN은 ISP의 네트워크 하단에 여러 대의 캐시서버를 설치, CP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 캐시서버에 미리 옮겨놓고 수요가 있을 때 그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전달해준다. 즉 콘텐츠를 사용자 가까이에 미리 옮겨놓음으로써 전송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서로 다른 ISP업체간 트래픽이 교환되는 지점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손실이나 병목현상 등으로 대용량의 콘텐츠를 이용할 경우 접속이 끊기거나 접속성능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이 콘텐츠를 유료화하려면 그만큼 서비스의 품질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CDN은 인기가 높다. CDN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한 패키지(클라우드+CDN)를 통해 CP입장에서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CDN은 국내 ISP(통신사) 사업자에게 비용을 지불해 망이용을 대행하는 일종의 중간 업체이다.

구글과 넷플릭스의 경우 각각 구글글로벌캐시(GGC)와 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라는 자체 CDN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들의 CDN에서 국내 ISP, 그리고 ISP에서 이용자에게 이어지는 구간에서 망이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미국 중앙서버에서 CDN, CDN에서 국내 ISP, 국내 ISP에서 이용자로 이어지는 망 구간에서 CDN을 통해 사실상 망이용료를 내는 셈이다. 쉽게 말해, 디즈니플러스가 CDN에게 이용료를 지급하고, CDN 역시 국내 ISP에게 비용을 내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018년 넷플릭스와 IPTV 제휴 독점 계약을 체결해 2년 만에 IPTV 가입자 수를 20%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에도 LG유플러스가 가장 적극적이고 조건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가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기반으로 하는데 디즈니 입장에서 더 많은 고객들에게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제공하는데 편리한 회사로 유플러스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동안 해외 사업자들, 넷플릭스·유튜브 등과 협업사례에서 좋은 마케팅을 보여줬던 것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서비스 시작일자는 디즈니 쪽에서 여러 가지 보면서 결정을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4일 KT 시즌은 디즈니 제공 VOD(주문형 비디오, 다시보기 서비스) 일부가 해당 권리사의 ‘국내 VOD 제공 정책 변경 및 종료 요청’에 따라 이번 달 31일자로 서비스 종료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오는 31일) 종료되는 디즈니 콘텐츠는 ▲ 디즈니&폭스 제공 영화 중 ‘가격 2500원, 1400원’ 대상작 전체와 ▲ 마블 시리즈(어벤져스 등)·겨울왕국·엑스맨·킹스맨·보헤미안 랩소디·곡성 등이다.

또 ▲ 폭스 채널 ‘워킹데드 시즌 1~10’ ▲ 디즈니& 폭스 제공 해외 시리즈(미드) 전체 ‘크리미널 마인드·로스트·에이전트 오브 쉴드’ 등 ▲ 디즈니 채널 제공 키즈 전체 ‘리나는 뱀파이어·스티치! 새로운 모험’ 등이다. 시즌에서의 디즈니 콘텐츠 종료 정책은 LG유플러스 OTT 서비스 ‘U+모바일tv’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 유력하다. 이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서비스 시작이 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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