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네트워크 직원들이 서울 구로구 KT 구로타워에서 ‘5G SA-NSA 통합 코어망’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KT]
KT 네트워크 직원들이 서울 구로구 KT 구로타워에서 ‘5G SA-NSA 통합 코어망’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KT]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의 상반기 내 5G SA(스탠드얼론, 단독모드) 전환이 어려워 보인다. 앞서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에 문서를 통해 상반기 내 5G SA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관련기사/5G SA 상반기 내 상용화? SKT '불투명' · KT '예정' · LGU+ '연내')

당초 KT는 4월 5G SA 전환을 추진했지만 유튜버 잇섭으로부터 제기된 10기가 인터넷 속도 논란에 일정을 연기하다 결국 상반기 5G SA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오는 8월 발표되는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의 경우 7월 중순까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조사가 진행되는데, LTE를 연계해 사용하는 NSA(논스탠드얼론, 비단독모드)와 달리 SA의 경우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1일 과기정통부 및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상반기 내 '진짜 5G'로 불리는 5G SA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안하기로 결정하고 정부에도 이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SA 방식은 주파수 신호와 데이터 전송을 모두 5G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NSA 방식에 비해 지연시간 감소, 배터리 소모량 절감 등의 장점이 있다.

다운로드 속도 등 통신 품질은 주파수 폭에 비례한다. 현재 5G 전국망인 3.5㎓ 대역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 폭, LG유플러스는 80㎒ 폭을 보유하고 있다. 5G 품질평가시 다운로드 속도에서 LG유플러스가 3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상용화된 방식인 5G NSA는 LTE를 연계해 사용하는데 LTE의 경우 SK텔레콤은 145㎒ 폭, KT는 105㎒ 폭, LG유플러스는 100㎒ 폭을 이용하고 있다. 즉, KT는 5G 주파수에서 SK텔레콤에 비해 불리하지 않지만, LTE 주파수 폭이 SK텔레콤에 비해 적기 때문에 NSA에서는 5G 다운로드 속도가 SK텔레콤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KT는 지난 1월 상용망에서 5G 단독모드(SA)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5G SA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5G SA 가장 빠른 전환을 통해 5G의 퍼스트 무버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계산이었다. 

IT 유튜버 '잇섭'은 지난 4월 '한국에서 가장 비싼 10기가 요금을 냈는데 사실 100MB였습니다? KT빠인 내가 10기가 인터넷을 비추하는 이유(2년 실사용자)'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IT 유튜버 '잇섭'은 지난 4월 '한국에서 가장 비싼 10기가 요금을 냈는데 사실 100MB였습니다? KT빠인 내가 10기가 인터넷을 비추하는 이유(2년 실사용자)'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IT 유튜버 잇섭이 지난 4월 월 8만8000원 요금의 10기가 인터넷을 사용 중이지만 속도가 느려졌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잇섭은 영상을 통해 ▲소비자가 먼저 문제 확인 후 고객센터에 항의를 해야 제대로된 속도를 맞춰준다는 점 ▲고객이 먼저 감액 요청을 해야 하고 증거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 영상은 당시 조회수 200만을 돌파했고,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실태점검에 나섰고, 결국 KT는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악화된 여론에 5G SA 전환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과기정통부가 김영식 의원실(국민의힘)에 제출한 5G SA 추진·지원 계획 문건에 따르면 KT는 “5G 단독모드(SA)의 경우 2021년 상반기 내 상용화 예정으로, 적기에 상용화해 안정적인 상용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단말 제조사 등 유관 업체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정부의 상반기 5G 품질 평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LTE와 연계되는 5G NSA를 운영 중인데, KT가 5G SA로 전환할 경우 실제 속도가 떨어져서 품질 평가가 가장 안좋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5G SA 전환에 가장 부정적인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내 상용화에 대해 고객사 수요에 따라 서비스를 할 것이라며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늦어도 연내에는 SA 전환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NSA는 CA(Carrier Aggregation, 주파수 묶음 기술)가 아닌 ENDC(E-UTRA NR Dual Connectivity, 진화된 범용 지상 무선 접속 기술-NR 이중 연결)를 사용한다. ENDC는 5G에서 많은 트래픽이 몰리지 않는 웹 서핑 등은 LTE를 이용하는 등 망을 이원화하는 것이다. 현재 이통사가 설치해놓은 5G 인프라에 비해 5G 가입자가 많은 편인데, KT가 5G SA로 전환할 경우 ENDC를 사용할 수 없다. 이 점도 KT 상반기 5G SA 전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5G NSA인데 만약 SA로 전환할 경우 (LTE를 연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론상 5G 속도는 물론 실제 5G 속도 역시 떨어진다”며 “KT를 포함한 이통사들이 5G SA 전환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홍보실 측은 “KT는 상반기 내 5G SA를 상용화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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