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9일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보류 기업 8곳 중 5곳에 대한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재심사를 오전 개최했다. [이미지: 셔터스톡]<br>
마이데이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주주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이미지: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금융·핀테크팀] 마이데이터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네이버파이낸셜 등 플랫폼 기업들이 복병을 만났다. 디지털 금융, 핀테크 서비스 확산으로 기업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주주들의 리스크가 협력 기업의 리스크로 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같은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여 금융회사, 빅테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한 기업 21곳 중 20곳이 본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청한 곳은 농협중앙회·뱅크샐러드·미래에셋대우·보맵·신한은행·신한카드·우리은행·우리카드·웰컴저축은행·팀윙크·핀다·한국금융솔루션·한국신용데이터·현대카드·현대캐피탈·비씨카드·KB국민은행·KB국민카드·NH농협은행·NHN페이코 등이다. 그런데 본허가 신청 명단에서 네이버파이낸셜만 유일하게 빠졌다.

⦁ 마이데이터 본허가에 네이버파이낸셜 뺀 20곳 모두 신청

⦁ 네이버, 마이데이터 사업 '빨간불'...본허가 심사 보류될듯

네이버파이낸셜이 빠진 것은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 결격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의 2대 주주(17.8%)인 미래에셋대우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 네이버·카카오·토스...대주주에 걸려 넘어진 금융 플랫폼사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nbsp;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한 기업 21곳 중 네이버파이낸셜을 제외한 20곳이 본허가를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이미지: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한 기업 21곳 중 네이버파이낸셜을 제외한 20곳이 본허가를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이미지: 금융위원회]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제재 수위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의 마이데이터 본허가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주주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외국 주주와의 물리적 거리로 인해 서류 작성이 어려웠으며 토스는 국내 대주주와 관련된 증빙 절차를 마무리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11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 보통주 10만9500주를 전환우선주로 1대1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변경 이후 미래에셋대우의 의결권 있는 지분율은 기존 17.66%(21만4477주)에서 9.5%(10만4977주)로 낮아진다. 의결권이 있는 지분율이 10%가 안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 조치가 네이버파이낸셜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같은 문제가 마이데이터 사업에만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 금융, 핀테크 서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은행,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과 핀테크 기업 드리고 대형 IT 기업인 빅테크 등의 협력이 활발해졌다. 공동으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물론 공동 출자, 합작사 설립도 진행되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주주가 되고 협력을 하면서 금융규제 적용 대상도 늘어나고 또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개 기업의 리스크가 공동 핀테크 서비스에 영향을 주고 나아가 다른 기업의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7일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 중인 통합 연금조회 서비스를 다음달 5일부로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주주인 하나금융의 고발건에 걸려 앞서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 대상에서 배제됐다. 하나금융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하나은행, 하나카드, 핀크를 비롯해 삼성카드, 경남은행 등 5곳도 같은 이유로 심사 대상에서 빠졌다. 

⦁ 심사중단제도 고친다지만...대주주 리스크에 발목 잡힌 기업들 잇단 서비스 중단

◆ 지난주에는 무슨 일이

지난주 금융권의 가상자산 관련 이슈들이 주목을 끌었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운데 금융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7일 신한은행은 디지털자산 관리 전문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KDAC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 디지털자산 리서치기업인 페어스퀘어랩이 설립한 회사다. 고객의 가상자산을 보관해주는 커스터디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 신한은행,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 진출

앞서 지난해 11월 KB국민은행은 한국디지털에셋(KODA)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도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업체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맺고 가상자산 커스터디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시중은행 가상자산 시장 눈독...‘디지털 골드’ 현실화되나

이와 관련해 김상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책당국은 가상자산 제도화로 인한 혼란을 경계하되, 금융회사가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기관투자자 요청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필요하다"며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 시장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한 금융회사의 참여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문환 케이뱅크 신임 행장. (사진=케이뱅크 제공)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밝힌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 케이뱅크]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이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은행장의 당초 임기는 2022년 초까지 2년이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경영상의 차질이 없도록 바로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은행장 후보를 내정해 이르면 이달 안에 임시 주총을 열어 신임 은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으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은행장 후보자를 선정하고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가 후보자를 내정하면, 가급적 이달 안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행장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돌연 사의 표명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그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개인적인 일 때문이라고 했지만 케이뱅크의 향후 방향성과 연계해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제3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을 앞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출범했지만 고객수, 매출 등의 측면에서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에 밀리고 있는 분석이다. 여기에 토스뱅크가 경쟁에 가세하기 때문에 케이뱅크의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다. 누가 케이뱅크를 이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초부터 오픈뱅킹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최근 앱 개편과 경품 행사 등 오픈뱅킹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보증권·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13곳과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 5곳, 우체국이 지난달 22일 오픈뱅킹 서비스에 나서면서 자사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방어 태세를 취하는 것이다.

⦁ 오픈뱅킹 시장 연초부터 달아오른다...은행권 '집토끼 사수' 총력

금융회사들의 신기술 적용도 이어지고 있다. 7일 우리은행은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행동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활용했던 고객 인적정보와 거래정보 등 정형데이터와 상담내역, 입출금내역, 인터넷·스마트뱅킹 이용내역 등 모든 채널의 비정형 고객행동정보를 AI로 분석해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 우리은행, 빅데이터 활용 개인화 마케팅 실시

 ◆ 이번주에는 무슨 일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된 논의가 13일 진행된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은성수 위원장, 도규상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회의를 열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안을 검토한다. 여기서는 추가로 예비허가를 받을 기업들이 결정된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본허가 심사 대상 기업 21곳을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농협중앙회, 레이니스트, 미래에셋대우, 보맵, 신한은행, 신한카드, 우리은행, 우리카드, 웰컴저축은행, 팀윙크, 핀다,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비씨카드,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NH농협은행, NHN페이코가 포함됐다.

반면 비바리퍼블리카, 뱅큐, 아이지넷, 카카오페이, 쿠콘, 핀테크, 해빗팩토리, 민앤지 등 8곳은 지난달 예비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에 어떤 기업들이 추가로 예비허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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