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웖 말 첫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나오는 가운데 은행·카드·핀테크 업계 간 '초개인화 플랫폼'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이미지: 금융보안원]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마이데이터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금융당국이 사업자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은행·카드·핀테크 업계가 구축한 일명 '초개인화 플랫폼' 간 경쟁이 본격 펼쳐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인 개인이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이를 신용·자산관리 부문에 내주는 것을 뜻한다. 제3자 기업은 은행·보험·카드회사 등 금융사에 저장돼 있는 고객 신용정보를 한데 끌어모아 관리하면서 새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지난해 8월 데이터3법이 발효되면서 마련됐다. 20곳이 넘는 기업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허가를 획득했고 이들이 이달 말 본허가까지 받아내면 첫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된다.

현재 각 업계가 준비 중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크게 자산 통합 조회와 관리 서비스로 나뉜다. 자산 통합 조회란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예금과 대출, 보험납입 내역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기에 지출 분석과 컨설팅 기능을 더한 개념이 자산 관리다. 투자·소비 내역을 분석해서 절세와 저축 등을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자산 관리에 속한다.

시장 개화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각 금융사와 전자금융업자들은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은행들은 저마다 최적의 형태로 금융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계좌거래 내역과 대출 잔액 등 금융자산 현황을 분석해 재테크 방법을 안내하는 게 그 일환이다. 자산 관리 서비스에 영업점이라는 대면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은 핀테크와 비교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앱·웹으로 개인화된 재무설계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되 고객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대면 채널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드회사들도 은행 등 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협력해 새로운 자산관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카드사용 일시와 결제 내역, 카드대출 이용 등 보유 중인 방대한 고객 데이터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행 자산관리 서비스뿐만 아니라 플랫폼 전체를 마이데이터 중심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다음 달 마이데이터 API 표준 가이드라인 발표를 즈음해 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없도록 시스템 정비를 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핀테크 회사들의 목표도 마찬가지로 플랫폼이다.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업권별 금융상품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 준다. 플랫폼 이용자와 금융상품이 일부 금융회사에 쏠리지 않는다는 게 은행·카드 등과 다른 점이다. 기존 금융사가 마련한 플랫폼에선 현실적으로 경쟁사의 금융상품 공급이 어렵고 이용자도 자사 고객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빅테크들의 경우 모회사의 원천 서비스가 IT(정보기술)인 만큼 끌어모을 수 있는 비금융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많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실속과 재미를 찾는 2030세대를 겨냥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뵐 계획"이라며 "NHN을 비롯해 여러 계열사에 축적된 비금융 정보와 시너지를 꾀하려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도 "재밌고 편한 방식으로 고객들이 금융솔루션을 접하게 하는 것을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제1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시장 개화를 앞두고 기업들이 연합군을 결성해 업권별 대항 구도를 갖추고 있지만 점차 업권간의 경계가 희미해질 것"이라며 "관건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서비스 차별화와 데이터 운용 노하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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