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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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10월 말 출시된 애플 첫 5G 폰인 아이폰12 시리즈가 국내서도 인기를 끄는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일제히 갤럭시S20 출고가를 내렸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갤럭시S20 출고가 인하에 이어 공시지원금까지 올렸다.

갤럭시S2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선택약정할인(25%)을 받는 것이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유리하지만, 이번에 이통사들이 공시지원금 등을 올리면서 지원금을 받는 것이 더 혜택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공시지원금은 요금할인과 달리 제조사들이 일부 부담한다. 아이폰12 대응 및 갤럭시S20 재고 떨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지원금을 태운 것으로 풀이된다. 출고가 인하 역시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원칙적으로 그 차액을 부담한다.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갤럭시S20의 출고가를 124만8500원에서 114만4000원으로 내렸다. 스마트폰의 실질 구매가는 ‘출고가-공시지원금’이다. 이에 따라 출고가가 내려가거나 지원금이 인상될 경우 그 차액만큼 실질 구매가는 저렴해진다. 즉 10만4500원이 저렴해진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 중 유일하게 출고가를 내리면서 공시지원금도 인상했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8만원대 ‘5G 스마트 요금제’의 경우 전에는 50만원을 지급했지만 지금은 65만원을 제공한다. 공시지원금이 인상된 만큼 LG유플러스에서 갤럭시S20을 구매할 경우 선택약정할인이 아닌 지원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경우 갤럭시S20의 실제 구매가는 49만4000원이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갤럭시S20 출고가만 인하된 만큼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갤럭시S20 플러스의 출고가도 135만3000원에서 124만8500원으로 내려갔다. 또한 SK텔레콤은 이통사 중 유일하게 갤럭시S20 울트라 출고가를 129만8000원에서 124만8500원으로 인하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출고가를 인하할 경우 그 차액은 제조사(삼성전자)에서 부담한다. 공시지원금의 경우 이통사와 제조사가 같이 부담하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는다. 분리공시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20의 출고가가 인하되고, 지원금이 올라간 이유는 제조사 및 이통사가 재고 떨이에 나서기 위한 것이다. 갤럭시S20의 경우 갤럭시S9 대비 75%, 갤럭시S10 대비 68% 수준 판매량에 그쳤다. 갤럭시S20 시장 실패에 삼성전자는 관련 부품 소진을 위해 갤럭시S20 FE(팬 에디션)까지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애플의 첫 5G 폰인 아이폰이 글로벌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자 대응 차원에서 출고가 인하 및 지원금 상향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들은 갤럭시S8 이후로 제품 차별화 측면에서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4분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2를 내세운 애플에게 밀렸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 16.2%로 애플(20.6%)에 못미쳤다. 애플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12 시리즈를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은 10월 말 출시했지만,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며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 두달 만에 삼성전자 연간 5G폰 전체 출하량을 앞질렀다. 지난해 애플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5230만대며, 삼성전자는 약 4100만대로 집계됐다. 아이폰12는 글로벌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지지층이 확실한 애플 마니아들의 대기 수요를 순식간에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아이폰12 인기에 힘입은 애플은 지난해(2019년) 전체 시장에서 15.5% 점유율을 기록하며, 화웨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게는 갤럭시S20과 갤럭시노트20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을 조기 등판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를 매년 2월 공개했지만, 올해는 일정을 한달 가량 앞당겨 오는 14일(미국 현지시간) 언팩행사를 갖고, 29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대리점 및 판매점 입장에서 계속 구형 단말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지원금을 올리고 나중에 출고가를 내린다. 지원금은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지만 출고가는 한번 내리면 올릴 수 없기 때문”이라며 “출고가를 내리는 시점이 재고 떨이의 본격적인 시점이라고 보면 된다. 출시한 지 1년도 안된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내려갔다는 점은 이례적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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