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초반 성적표가 공개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전 개통을 시작한 지난 14일부터 정식 출시가 시작된 21일까지 국내 갤럭시노트20 개통량은 43만2000대 규모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10의 첫주 개통량(50만대 추정)보다 약 10% 적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나름 나쁘지 않은 수치지만 향후 상황은 만만치 않은 측면이 있다. 갤럭시노트20이 이동통신 시장을 달구고 있다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MVNO(알뜰폰) 포함 기준, 갤럭시노트20 사전 개통(14일) 이후 번호이동 건수는 1만9000건에서 2만1000건 수준이다. 

갤럭시노트20 정식 출시인 21일은 1만8557건, 22일은 1만4634건이다. 24일의 경우 전날(23일)을 포함해 2만2958건이다. 사후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번호이동건수 2만4000건을 넘어야 시장 과열로 판단한다. MVNO(알뜰폰) 포함해도 2만4000건을 넘은 적이 없기 때문에 갤럭시노트20 출시 초반이지만 시장 과열은 아닌 상황이다.

갤럭시노트20이 사전 개통 되기 전인 지난 3일은 번호이동건수가 2만2933건이었고, 보통 1만2000건~1만9000건을 보였기 때문에 갤럭시노트20로 인해 시장이 달아오르는 효과가 이통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이통사들은 방통위로부터 최근 512억원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따라 작년처럼 많은 불법보조금을 유통망에 내놓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분야의 매출이 20조7500억원에 그치면서 지난 3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4% 가량 줄어들었다. 갤럭시S20 판매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의 경우 갤럭시S20 판매량은 전작(갤럭시S10) 대비 68%에 그쳤다.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노트20을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데, 전작인 갤럭시노트10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갤럭시노트20 사전구매 고객에게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19만8000원 상당)’를 사은품으로 지급한 데 이어 오는 31일까지 노트20를 개통하는 고객에게는 ‘갤럭시 버즈 플러스(17만9300원 상당)’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9월 이후에는 기존 갤럭시 단말기 반납시 중고가에 10만원 가량을 더 얹어주는 삼성전자 자체 ‘특별보상판매’ 프로그램 운영도 진행한다. 특별보상판매는 최신 스마트폰 구입시 쓰던 중고폰을 반납하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이를 매입하고 새 기기값에서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부품 재고 소진을 위해 보급형 갤럭시S20 FE(팬 에디션)까지 내놨는데, 갤럭시노트20까지 목표로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만약 갤럭시노트20마저 판매가 부진할 경우 숫자를 건너 뛴 제품은 저주 걸렸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20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1~19를 건너뛰고 20으로 제품을 내놓은 이유는 작년이 갤럭시S10 출시 10주년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19년은 5G 상용화 원년이기도 했고 세계 1호 5G 단말인 갤럭시S10 5G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를 기념해 삼성전자는 차기작을 11로 하지 않고 20으로 정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IM(IT· 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첫 데뷔해인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갤럭시S20의 경우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초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갤럭시S20·갤럭시노트20으로 명명했다. 즉 숫자 11~19를 건너뛰고 20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갤럭시S20은 전작보다 30% 넘게 덜 팔리며 부진했다. 공교롭게도 갤럭시 제품 중 원래 붙어야할 숫자를 건너뛴 시리즈들은 성과가 그닥 좋지 않았다. 2017년 갤럭시노트7의 경우 6를 건너뛰고 출시됐다가 배터리 폭발 문제로 단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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