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넷플릭스 파티원 2명 모집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선 구독 서비스, 특히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사람을 찾고 있단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OTT 수요가 늘어난 올해 들어서는 월 구독료를 'n분의 1' 할 사람들을 찾아주는 서비스들까지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6년 26조원에서 2018년 32조 원으로, 4년간 연평균 32.8% 늘었다. 올해는 이 규모가 40조원에 이를 거란 추정도 나온 바 있다. 

구독 서비스라고 하면 음원 스트리밍이나 전자책 등도 있지만 올해는 특히 OTT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만 20세 이상 한국인 362만명이 넷플릭스에서 신용·체크카드로 약 514억원을 결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경우엔 요금제가 베이직(9900원), 스탠다드(1만2000원), 프리미엄(1만4500원) 3가지인데 이중 스탠다드는 2명,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 시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웨이브도 베이직(7900원), 스탠다드(1만900원), 프리미엄(1만3900원)으로 이용권이 나눠져 있고 동시 접속 인원도 넷플릭스와 비슷하다.

각 서비스들마다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다르다 보니 최근에는 여러 OTT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들도 늘었다. 아는 사람들과 나눠 내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이들도 있다 보니 모르는 사람과 분담해 구독하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대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디를 공유해야 하는 사람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드러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서비스를 같이 이용하다가 중간에 끊길 시 연락을 할 방법이 없다거나 아이디를 돌려쓰자고 하면서 구독료를 받고 사라지는, ‘먹튀’ 피해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잇다.

이런 수요(니즈)를 겨냥해 이용자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들에 대한 관심도 커진 분위기다. 피클플러스, 벗츠 등이 대표적이다. 11일 피클플러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피클플러스가 매칭(연결)한 이용자는 2190여 명이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왓챠, 닌텐도 온라인 등 매칭을 지원한다. 벗츠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 OTT를 비롯해 리디북스와 밀리의서재, 스포티파이까지 좀 더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피클플러스 웹사이트 갈무리

파티를 구성하려는 파티장이 되는 경우엔 자신의 구독 서비스 아이디를 공유한다. 언제까지 공유를 할 것인지 기간도 설정할 수 있다. 파티원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인원수대로 나눈 월 구독료가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도록 등록하는 식이다. 이런 사이트들은 이용자를 매칭해주는 대가 등으로 수수료를 500원 수준으로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넷플릭스를 전용으로 하는 포플릭스(4FLIX)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구독 서비스들이 생겨나면서 OTT뿐만 아니라 전자책 등도 계정을 공유할 수 있게끔 만든 모습도 두드러진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개별적으로 사람을 찾다가 사기를 당하는 사례도 여럿 나타나다 보니 관련 서비스들이 생기고 이용자들도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며 "공식적인 이용 방법은 아니지만 OTT 서비스와 관련 시장이 커지는데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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