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을 주특기로 하는 기업들이 내년 국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시장에서 중량급 변수가 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왓챠, 웨이브 등을 중심으로 판세가 짜인 상황이다. 벌써부터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이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 일환으로 OTT행을 저울질하고 있는 정황이 여기저기에서 포착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 국내 대형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 등이 내년 국내 OTT 시장에 데뷔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번역 회사들을 중심으로 아마존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위해 국내 번역 업체를 선정 중이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유료 회원제(구독)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운영하고 있다. 월 12.99달러(약 1만4000원)를 내면 무료 배송 서비스를 비롯해 비디오와 음원 스트리밍, 전자책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 달에 8.99달러(약 9700원)만 내면 비디오 서비스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이용자도 아마존 웹사이트를 통해 가입을 하면 원칙적으로는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한국어 지원이 미비해 국내 사용자들이 실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최근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들에 한국어 자막 지원을 조금씩 늘려가는 모습이다.

아마존은 최근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와 협력해 11번가에서도 아마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상품 종류 [사진: 아마존]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는 쿠팡도 비슷한 노선을 취하는 모습이다.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 정보 검색 사이트에 따르면 쿠팡은 OTT 서비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상표들을 출원했다. 지난 11월에 내놓은 ‘쿠플레이’나 ‘쿠라이브’ 같은 상표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10월 말에는 ‘쿠팡스트리밍’과 ‘쿠팡플레이’, ‘쿠팡오리지널’ 등 상표도 연이어 출원했다.

쿠팡에선 OTT와 관련한 사업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관련 업계에선 지난 7월 쿠팡이 싱가포르 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한 점 등을 근거로 쿠팡도 머지않아 OTT 서비스라는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란 관측들을 내놓고 있다. 쿠팡은 아마존 구독 모델과 유사한 유료 회원 서비스 '로켓와우클럽'을 운영 중이다. 월 2900원을 내면 당일 배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국내에선 이미 넷플릭스, 웨이브와 왓챠 등 다양한 OTT 서비스들이 이미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이들 서비스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내놓은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기존 OTT 서비스들이 미디어 사업을 기본으로 오리지널(자체 제작) 등 콘텐츠 경쟁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이커머스판 OTT 서비스는 유료 회원제(구독) 서비스 강화, 이에 따른 이용자 유입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다른 OTT 서비스들과 비슷하게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자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콘텐츠가 메인이라기보다는 쇼핑 사업과 연계한 락인 효과(lock-in,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6월 유료 회원 서비스 ‘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인 네이버도 멤버십 가입자가 웹툰 등 자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용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0월에는 CJ와 지분 맞교환을 추진하면서 OTT 서비스 티빙과의 협력도 직접 언급했다. 네이버는 티빙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한편, 티빙과 각각 멤버십 간 결합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쇼핑 서비스라는 무기를 갖췄다고 해서 OTT 서비스에서도 반드시 성공할 거란 보장은 없지만 이커머스 기업들 입장에선 전 세계 가입자 1억5000만명을 넘긴 아마존의 성공 사례를 보며 이용자 충성도에 주목했을 것”이라며 “기존 OTT와의 경쟁 구도도 있겠지만 플랫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앞으로 맞춤형, 개인화 서비스를 보다 강화하고 이를 위한 데이터 분석 기술력 키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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