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이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번호이동 수치를 기준으로 본 이통시장은 갤럭시노트20 출시 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판매량이 갤럭시노트8 이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주까지 갤럭시노트20의 개통량은 전작 갤럭시노트10의 90% 수준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특별보상판매를 1년 반만에 재개하고, 갤럭시 버즈 무료 증정행사를 8월 말까지 연장하는 등 갤럭시노트20 흥행 불씨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 줄이기, 스마트폰 자체의 혁신성 부족, 성능 다운그레이드 및 카메라 결함 논란 등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25일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 사전 개통일(14일) 번호이동 건수는 1만4203건이었지만 다음날 바로 1만1000건으로 떨어졌고 최근(22일) 계속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2만4000건을 넘어야 시장과열로 판단한다. 갤럭시노트20 사전 개통 전인 8월 초에도 하루 번호이동 건수는 1만1000여건이었다.
이같은 번호이동 수치는 아이폰SE 2세대(LTE·55만원부터), 갤럭시A51(5G·57만2000원), LG벨벳(5G·89만9800원) 등 플래그십이 아닌 중·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난 5월 중순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5월 15일과 5월 16일 당시에도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은 각각 1만473명, 1만3745명 수준이었다. 즉 5G 중저가 모델이 출시됐을 때인 5월이나 갤럭시노트20이 출시된 현재나 시장 분위기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과 울트라 모델의 한국 첫주 개통량은 43만2000대 수준이다. 이 수치는 사전 개통을 시작한 지난 14일부터 제품이 정식 출시된 지난 21일까지의 집계다. 약 50만대를 넘었던 지난해 갤럭시노트10의 첫주 개통량보다는 약 10% 적은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사전개통 물량이 많아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일반 모델보다 울트라 모델이 더 잘팔린 것으로 조사됐다”며 “자급제 비중은 15% 정도로 예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은 대리점이나 유통점에서 이통사향 스마트폰을 사는 것이 익숙하다. 자급제 비중은 아주 높게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갤럭시노트나 갤럭시S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 2017년 이후 계속 하락세라는 것이다. 2017년은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이 출시됐던 해이다. 인기 절정이었던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건 이후 갤노트7은 단종됐고, 이에 대한 대기 수요와 갤럭시S8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삼성 덱스 등 혁신성이 더해져 2017년은 삼성전자에 호재였다. 하지만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등은 모두 전작보다 부진했다. 전작과 차별점이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숫자를 갑자기 많이 건너뛴 갤럭시S20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와 제품 성능 영향으로 전작 대비 판매량이 68%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의 보급형인 갤럭시S20 FE(팬 에디션)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데 업계는 이를 갤럭시S20 부품 소진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시점은 삼성전자에게 분명 위기다. 최근에는 출고가가 내려간 만큼 성능 다운그레이드 논란 및 카메라 결함 의혹도 불거졌다. (관련기사/개통 앞둔 갤럭시노트20 카메라 품질 논란...흥행 찬물?)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갤럭시노트20 사전구매 고객에게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19만8000원 상당)’를 사은품으로 지급한 데 이어 오는 31일까지 노트20를 개통하는 고객에게는 ‘갤럭시 버즈 플러스(17만9300원 상당)’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9월 이후에는 기존 갤럭시 단말기 반납시 중고가에 10만원 가량을 더 얹어주는 삼성전자 자체 ‘특별보상판매’ 프로그램 운영도 진행한다. 특별보상판매는 최신 스마트폰 구입시 쓰던 중고폰을 반납하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이를 매입하고 새 기기값에서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년 반만에 특별보상판매 등을 진행하는 것은 시장에서 실패했던 갤럭시S20 시리즈의 여파로 보인다”며 “갤럭시노트20의 경우 아직 출시 초기라 지켜봐야 하는 것은 맞다. 지난달 이통사들이 방통위로부터 5G 불법 지원금 혐의로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이후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아끼고 있어서 이 부분은 삼성전자에게 분명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첫 5G폰인 아이폰12를 공개해 하반기에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5G폰에서 적수가 없었던 삼성전자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12가 출시되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이 확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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