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T스카이라이프]
[사진 : KT스카이라이프]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게 알뜰폰 진출 의사를 밝히고 알뜰폰 사업을 위한 변경 등록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알뜰폰 기반의 모바일 결합상품으로 가입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 파이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장 전망은 밝아보이지 않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KT스카이라이프는 알뜰폰 사업 등록에 대한 문의 요청과 함께 알뜰폰 진출 의지를 표현했다.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모바일과의 결합 상품을 출시하고 싶어한다”며 “알뜰폰 사업을 위한 변경 등록에 대한 문의를 했다”고 말했다.

알뜰폰은 등록제로 정부의 허가 없이 사업이 가능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등으로 등록이 돼 있기 때문에 재판매 등 알뜰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변경 등록이 필요하다. 정부는 일정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 

이용약관 신고 대상인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 및 동법 시행령 제34조 제1항에 따라 전년도 전기통신역무 매출액이 800억원 이상인 기간통신사업자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전년도 알뜰폰 관련 매출이 없다. 이에 따라 이용약관신고 대상이 아니다. 즉, KT스카이라이프는 변경 등록만 마칠 경우 비교적 자유롭게 알뜰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알뜰폰을 묶은 결합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상반기 10.53%에서 2018년 상반기 10.19%, 지난해 상반기 9.87%까지 떨어졌다. 점유율 10%도 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9.56%로 또 하락했다. 지난 한해만 5만310명의 가입자가 이탈해 현재 가입자수는 320만명 수준이다. 알뜰폰을 묶은 결합 상품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5월 KT엠모바일, 세종텔레콤과 알뜰폰 요금제 스카이모바일 6종을 출시한 적 있다. 위성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스카이홈결합에 알뜰폰을 묶은 상품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사실상 실패였다. 이에 따라 직접 알뜰폰을 출시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알뜰폰 시장이 계속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734만9261명으로 전월보다 11만8406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6943만명으로 이 가운데 알뜰폰 가입자 비중은 10.6%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 10.8%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4월 810만2582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년 넘게 매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때 12%를 돌파했던 이통시장 내 알뜰폰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해 올해 들어서는 10%까지 떨어졌고 이제는 10% 유지도 아슬아슬하다.

특히 이미 KT엠모바일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알뜰폰 가입자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KT 계열사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득보다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간 출혈 경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경우 두 회사는 알뜰폰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이미 KT엠모바일 인력 일부가 스카이라이프 업무를 지원하면서 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기도 하다. 구현모 사장은 지난 3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그룹사 리스트럭처링(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먼저 밝힌 적 있는데 이 정책과도 결을 달리 한다. [단독] '긴축모드' 구현모號 KT, 자회사 매각 나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며 “부가 서비스 사업으로 알뜰폰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결합상품을 통해 시장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신임 사장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 같은데, 무리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인 상태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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