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용 KB국민은행 MVNO 사업단장이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KB국민은행]
양원용 KB국민은행 MVNO 사업단장 [사진 : KB국민은행]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가입자가 약 7만명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16일 알뜰폰 브랜드 ‘리브 모바일(Liiv M)’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7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영업을 본격화해 가입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MNO(이동통신) 사업자와의 경쟁 등 상황이 녹록치 않은 알뜰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MVNO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양원용 단장을 최근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사옥에서 만났다.

양 단장은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통한 혁신적 서비스를 하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과 통신의 융합된 서비스(요금제, 멤버십, 유·무선 결합상품)를 하반기 출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그동안 금융이 할 수 없었던 것을 개발해 금융 및 통신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14일 기준 국민은행 알뜰폰 개통 건수는 6만6936건이다. 시각에 따라 부진하게 볼 수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입자지만 선불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높은 알뜰폰 업계를 감안하면 분명 의미 있는 숫자다. 국민은행 알뜰폰 가입자는 후불 요금제 가입자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양 단장은 “이동통신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렵다. MNO 사업자가 공격적으로 대응해서 쉽지는 않다. KB국민은행 거래 고객에게 더욱 집중해서 마케팅을 전개, 유의미한 숫자를 기록하도록 할 것이다”며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가 혁신 금융 서비스 제안을 하려면 모수가 30만~50만명은 돼야 한다. 데이터를 정교하게 해서 고객들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하반기부터 고객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MNO와 달리 알뜰폰은 멤버십 서비스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통신사들과 비슷하지만 다른 서비스를 할 것이다. 멤버십에 금융이 들어간 혁신적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금융 거래를 할 때 금리 우대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대출 이자의 일부를 공과금으로 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게 유소년, 대학생, 군인, 고용량 이용자 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요금제도 하반기 출시한다. 요금제 다양화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서비스로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망제공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유무선 결합상품 제휴를 추진 중인 상황인데 연내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와의 유무선 결합서비스는 현재 이통사와 케이블TV가 시행하고 있는 동등결합 방식과 같다고 보면 된다. 

알뜰폰 업체들은 단말기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가입자가 MNO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수량을 적게 들여올 수 밖에 없었는데 단말기 대량 구입으로 인한 할인혜택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한 갤럭시S20 같은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급받기에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알뜰폰 업체들보다는 SK텔레콤 같은 이통사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단말기 할부 및 단말기 매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금융 대기업인 국민은행이 단말기를 대신 구매해 다른 알뜰폰 업체에 공급하는 형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과기정통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양원용 단장 [사진 : KB국민은행]
양원용 KB국민은행 MVNO 사업단장 [사진 : KB국민은행]

양 단장은 “KB국민은행이 보증을 하기 때문에 단말 대수가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제조사와 서로 협의 중에 있다”며 “이통사를 통해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면 2년에 약정이 끝난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3년~4년으로 길어지는데, 합리적인 소비자들은 알뜰폰으로 갈아탄다. 알뜰폰이 활성화돼야 가계통신비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KB국민은행은 서대문에 있는 영업점 한 곳을 KMVNO 고객센터로 지정해 오는 10월 경 오픈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전용 고객센터가 아닌 다른 알뜰폰 업체들에게도 개방한다. KMVNO 고객센터의 경우 KB국민은행은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고객센터는 알뜰폰 단말에 대한 AS(애프터 서비스)를 담당한다. 애플 스토어의 지니어스 바 같은 형식”이라며 “다른 알뜰폰 업체와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출시한 지 6개월 조금 넘어 전산 부문 등 보완할 부분이 있다. IT 전산의 불편함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단장은 “리브 모바일 사업은 금융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기존 거래 고객들에게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고, 거래가 없는 분들을 KB국민은행으로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통신업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통신을 금융 서비스와 융합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원용 단장은 지난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해, 청담동지점 지점장, 아웃바운드채널사업단 단장, 강동5 (명일동) 지역본부 본부장을 거쳤다. 올해 초 KB국민은행은 그동안 임시로 편성됐던 태스크포스(TF) 형태의 부서를 MVNO 사업단으로 격상했다. 사업단을 신설하면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양원용 당시 강동5지역본부장을 초대 MVNO 사업단장으로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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