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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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 진출 5개월 만에 약 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알뜰폰 맛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라는 금융 브랜드와 금융 할인 혜택이 통신 시장에서 통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금융과 통신을 융합된 모바일 서비스 '리브엠(Liiv M)'을 출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의 선전을 바라보는 통신업계의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대형 메기가 등장해 시장의 경쟁 활성화가 이뤄졌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거대 금융사의 가세로 영세 알뜰폰 업체들은 더욱 생존이 어려워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규 사업자이기 때문에 기존 MNO(이동통신)나 알뜰폰 업체들의 가입자를 뺏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8일 이동통신 및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3월 말까지 KB국민은행으로의 MNP(Mobile Number Portability, 번호이동) 건수는 4만2583건이다. 4월 중순인 현재 KB국민은행 알뜰폰 가입자는 약 신규 가입자 포함 5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MNO가 아닌 알뜰폰에서 KB국민은행으로 번호이동건수는 1만6277건으로 약 38%를 차지한다.
 
KB국민은행으로 이동한 전체 번호이동 건수 중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서 KB국민은행으로 넘어온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통3사를 견제하는 메기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LG헬로비전이나 KT엠모바일, SK텔링크 등 대기업이나 이통사 자회사를 제외한 영세 알뜰폰에서 KB국민은행으로 넘어온 비중은 4% 미만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을 포함해 알뜰폰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LTE 요금제, 즉 월 11G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한 후 속도제한(3Mbps)을 통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요금제의 경우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는 3만4000원대, 중소 알뜰폰 업체의 경우 4만원대 초중반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소 알뜰폰 업체는 월 11GB등 고가 요금제가 아닌 저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판매한다.
 
이미지=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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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경우 금융할인을 최대치로 받았을 경우에는 2만2000원(리브 M 카드 청구 할인 시 7000원)이므로 다른 알뜰폰 요금제보다 국민은행 리브모바일이 훨씬 더 저렴한 것은 맞다. 다만, KB금융 할인 대상이 아니라면 기존 알뜰폰 업체의 요금이 더 저렴하거나 KB국민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이런 혜택을 받으려면 급여 또는 4대 연금 이체,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KB국민카드 결제실적 보유, 스타클럽 등급 할인, 제휴기관 할인(본부집단신용대출, 선생님든든대출, 무궁화대출 등) 등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리브 M 카드 역시 전월 50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1만원 할인, 전월 100만원 이상 이용할 경우 1만5000원 할인이라는 조건이 있다. 카드 연회비도 2만원이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의 경우 출시 초반 가입자 확보를 위해 최초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출시 초반 개통 월 포함 6개월 간 요금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급여·연금이체+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카드결제’ 실적 관계없이 매월 1만3200원의 통신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또한 KB국민은행은 12월 정식 출시 이후, 모든 고객에게 1년간 2만2000원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중순 사실상 LTE 무제한 요금제를 반값에 제공한 후 국민은행으로의 번호이동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존 영세한 알뜰폰 업체에서는 절대 내놓을 수 없는 가격 할인이다. 금융 대기업의 등장으로 알뜰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KB국민은행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6개월이 안된 시점에 5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모았고, 번호이동 등을 통해 뺏어온 가입자 중 이통3사 이용자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번호이동 수치 중 영세한 알뜰폰 업체에서 넘어간 비중도 4%가 안된다. 다만, 이미 시장이 포화된 알뜰폰 시장에서 금융 대기업인 KB국민은행의 등장은 영세 알뜰폰 업체들에게 반갑지만 않은 것은 맞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경쟁자가 아닌 협력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MVNO(알뜰폰) 사업자들과 상생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11월부터 알뜰폰을 출시했기 때문에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KB국민은행의 등장으로 경쟁이 활성화되는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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