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 모습  출처: KB금융그룹 
KB국민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내렸다. [사진:KB금융그룹]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내리기에 돌입했다. 은행들은 그간 고객 이탈을 우려해 예·적금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여왔는데, 2일 KB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KB국민은행은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순차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KB국민의 대표 예금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경우 이날부터 1년 계약기준 기본 이율이 기존 0.9%에서 0.6%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을 제외한 거치식 예금 13개 상품에 대해 0.2%p~0.8%p 낮출 계획이다. 적금 34개 상품도 비슷한 수준인 0.25%p~0.8%p 선에서 금리가 인하된다. 본격적인 0%대 금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가 인하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이번 수신상품 금리 변경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폭 및 시장금리를 반영해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내부적으로 수신상품 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인하 시점이 문제일 뿐 결국 금리가 인하될 수밖에 없다는게 대다수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시중은행들의 수신상품 금리 인하 추세는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내리면서 시작됐다. 기준금리란 한은의 통화정책으로 물가나 시중은행 금리 등에 영향을 끼친다. 한은은 매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다만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면 고객들이 예·적금을 해지하는 등 이탈 우려가 높아진다. 1년 동안 1000만원을 은행에 맡겨도 이자로 얻는 수익은 약 8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한은 ‘빅컷’ 이후로 시중은행들이 수신상품 금리를 1%대로 내리자 예·적금 이탈 비율은 꾸준히 늘어났다. 5대 은행의 예금 잔액은 4월과 5월 각각 2조7079억원(0.42%), 5조8499억원(0.90%) 줄었다. 

이에 따라 1분기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월 대비 17.8%(7000억원) 감소했다. NIM은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주 내로 금리 인하 발표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가 결정될 경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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