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의 금융자동화기기(ATM) 보유 현황  출처: 각 은행 공시 자료 취합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은행들이 운영하던 금융자동화기기(ATM)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수천대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뱅킹 확산과 함께, 편의점 ATM으로 전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2019년 실적을 공시하면서 ATM 보유현황을 공개했다. KB국민은행의 ATM은 2017년 7988대에서 2018년 7185대로 줄어들었다. 이어 2019년 12월 기준 6777대로 2년 전과 비교해 1211대가 축소됐다.

다른 은행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신한은행의 ATM은 2017년 6111대에서 2018년 5856대, 그리고 2019년 12월 5821대로 줄었다.

하나은행의 ATM은 2017년 4205대, 2018년 4105대였으며 2019년 12월 기준으로 3989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2년 동안 1094대의 ATM이 줄었다. 우리은행 역시 ATM이 2017년 5949대에서 2018년 5424대로 다시 2019년 12월 4855대로 감소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ATM이 2017년 3251대에서 2018년 3178대로, 2019년 12월 기준으로 3052대로 줄었다.

이밖에 SC제일은행의 ATM은 2017년 1162대에서 2018년 1129대로 축소됐고 2019년 900대로 줄어들었다. 한국씨티은행 ATM은 씨티은행 2017년 174대, 2018년 172대, 2019년 12월 169대로 소폭 감소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7개 은행의 ATM이 2017년 2만8840대에서 2019년 12월 2만5563대로 3277대가 사라진 것이다.

은행들의 ATM이 감소한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편의점과 제휴를 통해 편의점에서 AT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ATM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편의점 기업들과 협력해 편의점 ATM에서 자사 고객들이 수수료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GS25 편의점 ATM에 수수료 면제 관련 문구 모습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8년 7월 GS리테일과 제휴를 맺고 GS25 편의점 ATM에서 KB국민은행 고객들에게 은행 영업시간 중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세븐일레븐과도 비슷한 제휴를 했다. 또 올해 1월 GS리테일은 SC제일은행과 편의점 ATM 사용 시 수수료 면제(은행 영업 시간 내) 협약을 맺었다.

GS25 편의점에서 직접 확인해본 결과 GS리테일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케이뱅크, SC제일은행, 저축은행중앙회, 광주은행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었다. 은행들은 고객들이 편의점 ATM을 이용하도록 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ATM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이 ATM 등의 운영을 축소하는 이유 중에는 인터넷, 모바일 뱅킹 등 다른 대체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올해 3월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2650명 중 최근 3개월 이내 일반 은행의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이용한 응답자의 비율은 57.1%로 전년대비 0.4%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에서 최근 6개월 내에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이 43.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인터넷, 모바일 뱅킹으로 ATM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ATM 운영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편의점과 협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은행들의 2017년과 2019년 지점 및 출장소 규모는 큰 변동이 없어 ATM 축소에 미미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12월 국내 지점 및 출장소가 1062개였는데 2019년 12월 1051개로 11개 줄어들었다.

반면 우리은행의 국내 지점 및 출장소는 2017년 12월 876개에서 2019년 12월 874개로 2개가 줄었다. 신한은행은 2017년 12월 866개에서 2019년 12월 877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미 지난 수년 간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 등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최근에는 지점에 소폭 변동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또 지점을 없애는 경우에도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ATM 기기를 남겨 운영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ATM 대체 서비스 확산과 은행과 다른 부문의 협력으로 ATM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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