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20일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을 맞으면서 전국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원격 수업에 돌입했다. 지난 9일 첫 개학을 맞이한 고3·중3에 이어 16일 전교생이 온라인 개학한 중·고등학교는 짧지만 적응 기간을 거쳐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이날 개학을 맞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출석 확인부터 과제까지, 학부모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20일 초등학교 1학년 45만명, 2학년 47만명, 3학년 46만명 총 138만 명이 추가로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이날 개학을 맞이한 초등학교 1~3학년 중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은 EBS 지상파·케이블 방송 등 텔레비전을 통해 학습했다. 이밖에 한글 따라쓰기, 숫자 쓰기, 그림 그리기 등 학습 자료들로 구성된 학습 꾸러미도 자료로 활용했다.  

이보다 앞서 온라인 개학을 맞은 중·고등학교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트래픽 폭증에 따른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 지연을 우려해 일부 학교에선 접속자가 비교적 적은 저녁 시간대에 수업을 들을 것을 권장하기도 했으나 서버 확충 등 조치를 취하면서 학생들이 학교별 시간표에 맞춰 수업을 듣도록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준비 기간에는 사이트 가입부터 모든 과정을 학생들에게 안내해야 해 업무가 많았지만 고등학교 1,2학년도 온라인 개학 2~3일차에 들어서면서 확실히 전보다 안정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대로라면 지금이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가장 바쁠 시기지만 온라인 개학을 한 후에 오히려 큰 혼란은 없는 편”이라며 “교사들도 이젠 출결 확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개별 학생들에게 어떤 피드백을 어떻게 줄지 등 수업의 효율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BS는 지난 9일 일부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1.2~15배속으로 듣는 사례가 늘어나자 별도 안내문을 통해 "학습 종료 시 학습창 우측 상단 ‘학습종료’를 반드시 누른 후 학습종료를 해 달라"며 "배속 기능과 무관하게 실제 학습한 시간 기준으로 강의 시간의 3분의 2 이상(67%)을 학습해야 학습 완료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우려와 별개로 현장에선 자율 학습에 익숙한 중·고등학생들이 배속 듣기로 수업을 빨리 듣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강의를 천천히 듣고 싶은 학생도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필요한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긴장감 속에서 저학년까지 전교생이 온라인 개학을 맞은 초등학교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선 한층 분주했다. 온라인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는 건 초·중·고등학생 모두 같지만 초등학생은 특히 과제 종류가 다양한데다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개별 지도가 필요한 점이 어려움으로 꼽힌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원격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제가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일이 늘어난 건 사실”이라며 “학원 수업도 온라인으로 많이 대체되면서 아이의 공부량도, 부모가 옆에서 도와줘야 할 것도 두 배로 늘었다”고 토로했다.

수학 과목 같은 경우는 정해진 분량을 모두 풀면 되지만 일기 쓰기,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 시간을 들여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늘었다는 것. 이같은 활동에 학부모 지원이 필수적이 된 데다 실제 수업을 듣는 20분 안팎의 시간 동안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는 점도 고충으로 꼽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기기를 다루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학부모보다 더 잘할 수 있겠지만 지도 편달이 필요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특히 좌불안석인 건 사실”이라며 “학생의 의지에 따라 온라인 학습을 좋은 학습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한 만큼 웹사이트 접속 지연 등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고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적응기를 잘 거쳤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