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4일 등교 수업 재개 방안을 발표했으나 학생들은 앞으로도 원격으로 수업을 듣거나 수업에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초·중·고교는 오는 13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등교 이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학교는 일시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재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등교 수업을 듣던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해당 학교는 보건 당국과 협의해 일부 또는 전체 학생의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할지를 검토하게 된다.

방역 당국에서는 코로나19가 올 하반기에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서도 원격수업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추후 코로나19나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경우 언제든지 신속히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과 당국 차원의 대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개학 앞두고 원격수업 테스트<br>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갈뫼중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출석과 원격수업 테스트를 하고 있다. <br>
원격수업 테스트(사진=연합뉴스)

또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번 원격수업 경험을 미래 교육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2일 취재진과 함께 EBS '워룸'(기술상황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등교 개학 후 원격수업 시스템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미래교육 대비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박 차관은 "온·오프라인을 섞는 블렌디드 러닝(혼합형 학습)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앞으로도 잘 활용하고, 또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할 수 있겠다고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박 차관의 EBS 방문 이튿날인 지난달 23일부터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두 차례 열린 정책자문 회의에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 유관 기관, 현직 교사, 에듀테크 기업 임직원, 대학교수,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23일 첫 회의에서 김진숙 KERIS 본부장은 '한국형 원격교육'의 특성은 '공동체(Community)·소통(Communication)·융합(Convergence)'의 '3C'에 있다고 제시했다.

교사 공동체의 집단지성, 국가와 지역 현장 간의 실시간 소통, 온·오프라인의 융합이 원격교육의 첫 장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자평이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미래 교육 정책을 수립할 연구 체제를 마련하고, 공공 원격교육의 역할과 기능, 인프라는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원격교육을 잘 활용하면 교육의 질 전반을 제고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태억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달 1일 두 번째 자문단 회의에서 "원격교육은 대면 수업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통념이지만, 학생 참여와 상호작용을 증대하고 토론식·팀워크 수업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강의 공개와 콘텐츠 확충으로 수업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원격교육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수업을 들을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무상 원격교육을 확대하고 온라인 석사과정을 늘려 '교육 기회 균등'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빌 게이츠가 말했듯 코로나19로 인해 친구 사귀기, 어울려 놀기 등 학교에서 이뤄지는 활동은 원격교육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사실이 발견됐다"며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교과 내용 학습을 돕는 게 아니라 지덕체를 포함한 '전인 교육'이라는 것을 최근 학부모들이 절감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교사들은 원격수업 경험을 통해 수업 내용 전달만이 아니라 그 바탕이 되는 소통과 동기 부여 등 수업 경영(학급 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등교 수업과 원격교육을 융합하려는 교사들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