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이 되면서 온라인 교육 시장이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이번 주 들어 전국 대학교가 온라인으로 개강을 했고, 초·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교육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교육 시장 확산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교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강 초반에는 서버 과부하로 인한 접속 장애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이다.

이에 성균관대학교 등 일부 대학은 한 학기를 통째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당초 각 대학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2주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초·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교육 사이트와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교사들도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직접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등 온라인 수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교육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교육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주목을 받았으나 실제 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교육기관들이 실제 사례를 축적하면서 온라인 교육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네이버 커넥트재단에 따르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온라인 클래스’를 활용하는 교육기관이 증가해 지난 2월에는 신청 수가 1월 대비 200% 가량 증가했다.

권영선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카이스트의 경우 총 학생 수가 1만여명으로 규모가 중간급이기도 하고 온라인 수업을 2011년부터 시범 확대해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며 “기존에 온라인 개강을 진행하지 않았던 학교나 규모가 더 큰 학교는 앞으로 한달 간 적응 기간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야 초창기라 학생이나 교수도 어색해 하는 것이지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수업을 듣는 유연한 교육 시스템에 편리함을 느끼고 적응을 하면 장기적으로는 교육 현장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끊김 없는 수업을 위한 서버 확충, 제반 시스템 확립 등은 과제로 지적된다.

현재 일부 대학에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때 교수뿐만 아니라 조교도 수업에 참여해 학생들 현황을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려면 인력 보강 등 관련 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도적인 개선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온라인 강의는 전체 강의의 20% 수준으로 제한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교육부가 이를 일시적으로 풀었다. 이에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온라인 교육 확산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강의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일부 대학에선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지 않고 다큐멘터리를 틀어 수업을 대체하는 등으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유·초·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각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이(e)-학습배움터, 교육방송(EBS) 등을 활용하는데 아직까진 콘텐츠 부족 등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현장 교사들 중에서는 동영상 편집 기술을 익혀 유튜브 등에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데 노하우를 터득하고 익숙해진다면 콘텐츠와 관련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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