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을 2주 늦춘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새 학기를 시작했지만 서버 다운 등으로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온라인 강의 방식이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데다, 비슷한 시간대에 여러 사람이 학교 서버에 접속한데 따른 것이다.

고려대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서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어렵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고려대 홈페이지 캡쳐)

이날 오전 고려대·국민대·서울대·중앙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은 온라인 수강을 위한 학교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됐다. 접속자가 몰려 수강 페이지에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일부 학생들은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했다. 

(사진=인천대 이러닝 홈페이지 캡쳐)

인하대는 1교시부터 사전에 제작한 온라인 강의 웹사이트 접속에 오류가 생겼다. 당초 학부와 대학원에서 실시간 원격 강의 190개를 비롯해 총 729개 강의를 인터넷을 이용해 재택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대학 측은 실시간 원격 강의가 아닌 온라인 강의는 사전에 제작한 자료와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 해당 과목 수강생들이 시청하게 했다. 다만 시스템 오류로 실시간 원격 강의는 이뤄지지 못했고, 퀴즈나 과제 제출 등으로 출석을 확인하려던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인천대도 이날 오전 수강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웹사이트 접속이 중단되거나 접속해도 동영상 재생이 끊기는 현상이 속출했다. 총 660여 개 온라인 강의 중 20여 개 강의는 업로드조차 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웹사이트에 강의 콘텐츠가 올라오지 않은 과목에 대해 18일부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해달라고 학생들에게 긴급 공지하기도 했다.

현재 각 대학의 서버 관리 부서는 서버 증축과 개선 등 서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13일 성균관대학교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성균관대학교)
13일 성균관대학교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성균관대학교)

온라인 강의의 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일 개강해 온라인 강의를 일주일간 먼저 수강한 성균관대 학생들은 "칠판이 거의 안보이기 때문에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가지고 하는 수업이 더 많다"며 "판서가 많이 필요한 이공계 친구들은 불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는 지난해 수업을 그대로 재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성균관대는 일부 강의의 경우 ‘아이캠퍼스’란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 녹화 영상을 올려뒀는데, 이걸 그대로 튼 것이다. 자연과학계열 재학생 박모씨는 “교수님이 엉뚱한 이야기를 해서 다시 보니 작년 수업을 그대로 재생하는 거라 어이가 없었다”며 “친구들끼리 ‘성균사이버대’에 등록금을 냈냐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이런 학생들의 불만사항을 종합해 학교 측에 등록금 반환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또 오는 27일까지 2주간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전남대학교의 경우 교수들이 동영상 자료를 만들어 온라인 학습 플랫폼에 올리는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재와 수업 관련 '자료 사진'이나 '글꼴'을 허가 없이 사용,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송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남대 자연과학대학은 지난 13일 화학과 교수들이 업로드한 동영상 강의 자료를 모두 내렸다. 사진 무단 사용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