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효과가 속속 입증되면서 광고주들의 '스타 유튜버' 잡기가 한창이다. 연예인들이 가득한 '브라운관'을 멀리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1인 미디어 채널'을 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하지만 발언 수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단 점과 시청자 연령대 제한이 어렵단 점 등 '유튜브 광고'의 폐해도 만만찮단 지적이다.

온라인 설문조사기관인 나우앤서베이가 자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오후 7시 이후 가장 많이 시청하는 미디어 매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유튜브'를 본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은 각각 18.8%와 9%에 그쳤다. 유튜브 시청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자료=나우앤서베이)

어린이들에겐 유튜브 시청이 보다 일상적이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초중고교생 2만7300여명에 대해 희망 직업을 물은 결과 '유튜버'가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에 올랐다. 유튜브 속 교육과 놀이 콘텐츠를 보면서 자란 초등학생들은 인플루언서라는 1인 미디어에 대해 개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튜브의 인기에 주목해 유통업체들도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성사시키는 데 열중이다. 다만 개방 공간을 지향하는 유튜브의 특성상 발언과 행동 수위가 높은 영상에 대해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단 점이 이들 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직업 체험을 콘셉트로 한 유튜브 채널 '워크맨'의 구독자수는 326만명이다. 업체에선 매 회당 광고료로 1억2000만원을 주고 있으며 이미 오는 2020년의 상반기까지 예약이 꽉 찼단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미지=유튜브 '워크맨' 계정)

하지만 최근엔 도를 넘은 농담으로 구독자들의 빈축을 산 일이 있었다. 채널의 주요 출연자인 방송인 장성규는 지난달 27일 '술집 아르바이트 영상'을 올렸다가 4시간 만에 삭제했다. 오비맥주의 카스 제품을 진열하던 중 "맥주는 테라가 짱인 것 같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앞서 지난 8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카스 맥주 광고모델이 된 사실을 알린지 얼마 안돼 타사 맥주를 치켜세운 발언을 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장성규는 SNS에 "해당 장면에 대해 불편을 표현한 카스 광고주께 사죄를 드린다"며 "그 대가로 카스 모델은 안 하겠다"고 했다.

막말과 선정적인 발언이 난무한다든가 담배·주류를 다루는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영상을 어린이들이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점도 우려된다. 텔레비전의 경우 시청 등급을 매겨 아이들의 시청에 제한을 둘 수 있는 반면 유튜브엔 그런 기능이 없다.

(이미지=유튜브 '쯔양' 계정 캡쳐.)

많은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들이 주류를 마시는 영상을 게시한다. 구독자 수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라면 대개 업체에서 협찬을 받거나 광고 수익을 받는다. 유튜버들은 음식과 술을 차례로 마시며 취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8일 기준 '술 먹방' 콘셉트의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은 21만8000여개다. 조회수가 적게는 수천건에서 많게는 450만건에 달한다.

흡연하는 모습과 소리를 수십분간 담아낸 영상도 여럿 올라 있다. '담배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은 170개를 웃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튜버가 언론인과 연예인, 정치인의 위치를 위협할 만큼의 '공인'이 된지 오래다"면서 "유튜브 측에서 유튜버 전체를 관할하는 '방송 윤리강령'을 만들어 1인 미디어들의 단독 행동들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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