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 항공기에서 또다시 결함이 발생했다. 이미 보잉은 올해 초 B737맥스(MAX) 기종이 연이어 추락사고를 내면서 희생자 346명 낸 상태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국내 항공사들의 적자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보잉 사태’는 동체 균열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동체와 날개가 연결되는 부위에 균열이 생기면서 안전성에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 결함이 발생한 기종은 보잉 B737NG(Boeing Next-Generation 737)이다.

이에 보잉은 전세계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B737NG의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총 1130대를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동체 균열이 확인된 항공기는 53대다. 전체 중 4.7%에 해당한다. 현재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는 운항이 중단됐다. 

국토교통부는 보잉 B737NG 기종 150대에 대해 각 항공사에 점검 명령을 내렸다. (사진=보잉코리아 홈페이지)
국토교통부는 보잉 B737NG 기종 150대에 대해 각 항공사에 점검 명령을 내렸다. (사진=보잉코리아 홈페이지)

국토교통부(국토부)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3만회 이상 비행한 B737NG 기종 42대를 우선점검대상으로 선정해 전수조사를 벌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된 항공기는 9대로, 항공사별로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개, 제주항공 1대다.  

국토부는 정부 항공안전 감독관이 최종 확인 후 운항을 재개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또 2만2600회 이상 비행한 22대는 다음달까지 조기 수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점검 대상에는 2만2600회 미만 비행한 86대도 포함된다. 

보잉 역시 점검을 서두른다. 보잉 기술진은 다음달 중으로 방한해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를 수리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보잉은 결함 부위의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운항 중지되면서 발생하는 배상 문제에 대해서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은 내보이진 않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쉽게 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이번 사태로 보잉은 항공기 안정성에 신뢰성을 잃어버리게 됐다. 이미 보잉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B737MAX가 2건의 추락 사고를 내면서 신뢰성에 금이 간 상태다.

국내 항공사도 덩달아 피해를 받게 됐다. B737NG는 보잉사 항공기 중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린 제품이다. 소형기 특성상 다른 기종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7000여대가 운항 중일 정도다. 국내에선 주로 가까운 일본행 노선 등 사용됐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B737NG는 140여대 수준이다. 특히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보유 항공기 대부분이 B737NG 구성돼 있다.

문제는 피해보상을 당장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피해보상은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진 후에 진행된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이 B737MAX 2대를 운항 중단한지 반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보상 관련 소식은 없다. 이 여파로 실적 부진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를 알리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까지 받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이스타항공은 피해액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B737MAX 기종 1대당 한달에 발생하는 손실액은 5억원 이상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보상 문제는 추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손실액도 문제지만 이번 사태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안그래도 어려운 항공업이 더 어려워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보잉사는 지난해와 올해 B737MAX 항공기가 연이어 추락사고를 내자,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보잉코리아 홈페이지)
보잉사는 지난해와 올해 B737MAX 항공기가 연이어 추락사고를 내자,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보잉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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