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환율 상승과 보이콧 재팬 운동 등으로 이스타항공의 수익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곳곳에서 매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25일 재차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매각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한 매체는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지분 39.6%를 960억원에 내놓고,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위주로 인수제안서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이스타항공이 매각을 결정한 후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스타항공이 매각설이 불거지는 이유는 최근 겹친 악재 때문이다. 현재 이스타를 비롯한 항공업계 사정은 좋지 않다. 전체 노선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노선마저 반일감정 확산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태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매각설이 불거진 상태다. (사진=이스타항공)
최근 이스타항공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매각설이 불거진 상태다. (사진=이스타항공)

이는 국제선 여객 수송량 감소로 이어졌다. 9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684만8000명으로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보다 28.5%가 줄어들었다. 8월 역시 전년동기 20.3% 감소했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LCC(저비용항공사)가 역성장(-4.9%)을 기록할 정도다.

관련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부진이 충분히 예상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관계자는 "최근 공급과잉이 경쟁 심화로 이어지면서 항공사별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이스타 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사까지 수익 악화를 겪고 있다. 앞으로 신규 LCC가 취항할 경우 상황은 더 안좋아질 것"이라며 “현재 이스타항공은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뜬구름 잡는 소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보잉 737 맥스8 기종도 이스타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맥스8 기종이 연이어 추락사고를 내면서 현재 모든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맥스8 운항중단으로 인한 피해액이 월 5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맥스8의 경우 한달 리스비용만 40만달러(약 5억원) 가까이 나간다. 여기에 보험료와 계류비 등 추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53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뼈아픈 타격이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악재도 계속됐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여객기의 리스비용 등을 모두 달러로 지불한다. 원화와 달러의 환율 차이가 클수록 항공사는 손해를 입는 구조다. 또 국제 유가 상승도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부진이 계속되자 이스타항공 최종구 사장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하기도 했다. 당시 최 사장은 사내게시판에 “대내외 항공시장 여건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극복을 위한 대응 TF팀을 구성, 단계별로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경영 개선을 위해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진행 중이다.

이스타 관계자는 “정정보도 요청을 계속하는 중이다. 현재 상황이 안좋은 건 사실이지만, 매각은 정말 사실이 아니다. 계속된 매각설로 현장 승무원들 사이에서 고용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현재 동남아 노선 위주 신규 취항이 이어지고 있고, 이번에 새로 배분받은 운수권이 있는만큼 신규취항은 계속될 예정이다. 노선을 보다 다양하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이스타항공은 청주-장가계, 하이커우 신규 취항식을 가졌다. (사진=이스타항공)
지난 17일 이스타항공은 청주-장가계, 하이커우 신규 취항식을 가졌다. (사진=이스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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