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기업의 수의계약 비중이 전년 93.7%에서 0.3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이란 사업자가 경쟁계약 형태가 아닌 임의로 적당한 상대자를 선정하는 계약을 뜻한다. 1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59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 1028개 계열사의 내부거래 형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액 168조6906억원 중 94.1%(158조7587억원)가 수의계약인 것으로 집계됐다.

51개 그룹 중 18곳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100%가 수의계약이었다. 삼성(24조1668억원)을 비롯해 신세계(1조9681억원), 중흥건설(1조840억원) 등 세 곳은 거래규모가 1조원이 넘었다. 특히 부영, 하림, 현대백화점, 셀트리온, 중흥건설, 카카오, 넥슨, 아모레퍼시픽, 금호석유화학, 넷마블, 다우키움, 네이버 등 12곳은 내부거래를 100% 수의계약으로 진행한데다 대금지급도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삼천리가 26.4%에서 67.3%로 40.91%p 수의계약 비중이 급등했는데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한 곳은 삼천리 한 곳이다. 이어 한라(8.59%p), 태광(6.62%p), GS(6.31%p), 삼성(6.01%p), 대림(5.24%p), 현대중공업(5.1%p) 등이 5%p 이상 올랐다.

대기업 집단 계열사 간 거래중 수의계약 비중 (자료=CEO스코어)
대기업 집단 계열사 간 거래중 수의계약 비중 (자료=CEO스코어)

반면 전체 기업집단 중 내부거래의 수의계약 비중이 절반에 못미치는 곳은 한진(40.7%)과 미래에셋(46.8%) 뿐이다. 이중 미래에셋은 전년과 비교해 내부거래 비중이 11.35%p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SM(-9.85%p), 동원(-7.89%p), LG(-7.66%p), OCI(-7.38%p) 등도 전년도보다 수의계약 비중이 낮아졌다.

기업별로는 1028개 사 중 893곳(86.9%)의 수의계약 비중이 100%였다. SK에너지가 20조107억원의 내부거래를 전부 수의계약으로 거래했다. 현대모비스(11조911억원), LG전자(4조964억원), 현대오일뱅크(3조7106억원), LG화학(2조2957억원), 삼성전자(2조2247억원), 현대차(1조9629억원)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대부분 이에 해당했다. 반대로 내부거래 중 수의계약이 전무한 곳은 단 49곳에 그쳤다. 삼성중공업과 SKC솔믹스, 롯데캐피탈, GS바이오, (주)한진 등이 대표적이다.

내부거래 결제 방식은 현금지급이 72.6%(122조4036억 원)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어음 25.2%(42조5844억 원), 카드 1.5%(2조4500억 원) 등이었다. 현금지급 비중이 100%인 그룹은 한진, 부영,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하림, 교보생명, 금호아시아나, 카카오, 중흥건설, 태광, 셀트리온, 호반건설, 네이버, 넥슨, 아모레퍼시픽, 삼천리, 금호석유화학, 넷마블, 다우키움 등 19곳에 달했다. 한국타이어(42.3%)와 한라(43.9%), 현대차(44.6%), 두산(48.4%), 동국제강(49.0%) 등 5개 그룹은 50%에 못미쳤다.

어음지급은 한국타이어(57.7%), 현대차(55.2%), 동국제강(51.0%), 두산(50.0%)이 선호했고, 카드지급은 KCC(48.4%)와 롯데(10.4%), 삼성(6.6%), 태영(4.2%) 등 4개 그룹만 이용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전경 ⓒ신민경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은 수의계약 비중이 100%에 달했다.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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