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과 남편 박 씨(45세)간 이혼소송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전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점점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2일 현재 조 전 부사장 측은 박 씨가 제기한 폭력과 아동학대 등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명예훼손 등으로 역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씨는 지난 20일 조 전 부사장을 특수 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상 아동학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 씨는 고소장에서 "결혼 생활 내내 조 전 부사장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또, 폭행 증거가 담긴 사진과 동영상 등을 경찰과 재판부에 자료로 제출했다. 동영상과 사진에는 조 전 부사장이 '죽어'라고 여러 차례 반복해 말하는 장면과 상처 난 박 씨의 얼굴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박 씨는 이혼소송과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을 낸 상태다. 

고소장이 제출되자 조 전 부사장은 부랴부랴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박 씨의 주장만 공론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그동안 박 씨가 주장한 내용이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결혼 생활 파탄 책임도 박 씨에게 돌렸다. 조 전 부사장은 "박 씨는 결혼전부터 공황장애와 알코올 중독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증상은 혼인 이후에도 이어졌다. 알코올 중독으로만 관련 입원치료를 3회나 받을 정도였다"며 "알코올 중독 치료 중인 박 씨는 술을 먹을 수 없게 되자 집 앞 복도 소화전 등에 몰래 소주를 숨겨두고 마시기도 했다. 때문에 집 앞에 쓰러져 경찰서나 119 구급대에 신고된 적도 많았다"고도 했다.

조현아(사진=네이버)
조현아(사진=네이버)

또 "박 씨는 병원을 운영하는 동안에도 술을 끊지 못했다. 술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병원을 공동운영하던 원장은 '더 이상 박 씨와 동업하지 못하겠다'며 그만두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 변호인측은 "(박 씨) 알코올 중독 증세는 나날이 심해졌다. 심지어 어린 자녀가 이상증세를 눈치채고, 스스로 전기 스위치조차 작동시키지 못할 정도"며 "이번 사건은 기본적으로 박 씨가 알코올 중독 증세를 치료하는 과정에 의료진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주장에 대해선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실이 없다"면서 "박 씨가 알코올 증독 증세가 심각해 잘못 기억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허위로 주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도) 평범한 어머니에 불과하다. 현재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자극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이번 고소는 이혼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자녀들을 생각해 대응을 자제했으나 이제는 자녀들 때문이라도 대응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과 박 씨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만나 지난 2010년 10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슬하엔 쌍둥이 자녀를 뒀다. 그런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진 건 일명 '땅콩회항' 사건이 벌어진 2017년 5월 무렵이다. 당시부터 별거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폭행 당한 증거로 제출한 사진 (사진=KBS뉴스)
박 씨가 폭행 당한 증거로 제출한 사진 (사진=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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