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대한항공 창립 50돌'…축포 대신 조양호 회장 퇴진 목소리만
빛바랜 '대한항공 창립 50돌'…축포 대신 조양호 회장 퇴진 목소리만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3.06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횡령·배임 등 각종 불법 의혹에 오너일가 갑질 논란으로 얼룩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기업 가치 훼손…이사 자격 완전 상실"
대한항공 이사직 재선임 여부는 27일 정기 주총서 결정될 듯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4일 대한항공은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창립 행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창립 50주년 취지와는 다르게 조용히 지나갔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퇴진 운동이 벌어졌다.

대한항공 시작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초 민영항공사인 대한항공은 항공기 8대로 시작, 현재는 166대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기항하는 도시만 44개국 124개에 달한다.

이번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행사는 내부 행사로 진행됐다. 이에 본사 격납고에서 임직원 1500명이 창립 50주년을 자축했다. 행사는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한 다양한 부문의 임직원에 대한 수상, 미래 도약을 약속하는 케이크 커팅, 사내 합장단 및 전직 객실여승무원동호회 합장단의 축가, 임직원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로 만든 50주년 엠블럼 공개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50년 동안 대한항공의 두 날개는 고객과 주주의 사랑, 그리고 국민의 신뢰였다"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대한항공의 새로운 100년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 50주년 기념행사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50주년 기념행사 (사진=대한항공)

또한 대항항공은 창사 50주년을 맞아 직원 불이익 해소에 나섰다. 앞으로 대한항공 임직원은 회사 업무 수행 과정에서 실수 또는 단순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더라도 승진, 해외주재원 등 인원 선발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단, 성희롱, 횡령, 금품∙향응수수, 민∙형사상 불법행위, 고의적인 중과실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사례 등은 제외된다.

이번 결정은 노사 화합으로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미래 지향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조 회장은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해 책임을 져야했던 직원들이 과거 실수를 극복하고 일어서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인사상 불이익 해소로 임직원들이 화합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창립 행사 다음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에서는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 직원 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이 참석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박창진 지부장은 징계기록으로 인한 불이익을 없애겠다는 발표에 대해 "그동안 대한항공은 (고객들로부터)사소한 컴플레인이라도 있으면 직원을 쥐잡듯이 잡는 등 탄압을 일삼았다" 며 "이처럼 악랄한 경영을 해왔던 그(조 회장)가 신이 된 듯이 면제부를 주겠다고 했다. 이것은 얼마나 전문경영인으로 자질이 부족한지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참여연대와 민변 등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위임장 대결을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오는 11일 대한항공 주주총회 안건 공시가 열리면 금융감독원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신고와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조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권유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포함된다.

대한항공 이사 연임은 정관상 주총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가정할 때, 이사재선임 반대측에서는 국민연금 보유지분 11.7% 외에 11.6%의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계열사 임원직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따라서 20%가 넘는 외국인 지분이 재선임에 중대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정상영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그동안) 조 회장 일가는 각종 불법과 오너 갑질 문제로 대한항공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해 대한항공 이사 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이번 조 회장 이사 재선임 반대는 대한항공, 한 회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 아닌 사회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조 회장의 계열사 겸직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9개 계열사(등기임원 7개, 미등기임원 2개) 겸직에서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등 3개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직은 3월말에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는 27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이사 재선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창진 대항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디지털투데이)
박창진 대항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디지털투데이)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서 디지털투데이를 만나보세요. 디지털투데이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 MY 뉴스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