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국내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IBM에 이어 구글과 오라클도 국내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는 구글과 오라클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IDC 건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경 간 정보이동 규제, 레이턴시(네트워크 지연) 등의 문제로 국내 대부분의 고객들이 국내 IDC를 활용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은 보안 문제로 최종 확정 전까지 IDC 관련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길 꺼린다. 구글과 오라클 관계자 모두 국내 IDC 구축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IDC 구축 시 전력공급, 냉각 효율 등 고려

데이터센터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 안에 두고 24시간 365일 운영‧통합 관리하는 시설을 뜻한다. 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구현 등 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고객‧기업 정보)를 저장‧처리한다. 이렇다 보니 전기 사용량이 많아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기업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통신업체나 IT 서비스 업체 등의 데이터센터를 빌려 사용한다.

우리나라에는 닷컴 버블 시절인 1990년 말~2000년 초반에 데이터센터가 많이 등장했다. 당시 벤처기업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요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은 독자적으로 전산실을 운영하는 데 비용적인 한계가 있었던 것.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자원을 인터넷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IDC가 나타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전력소비가 많기 때문에 IDC 직간접 구축 시 안정적인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인지, 냉각 효율이 좋은 장소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IDC 상면 임대의 경우 해당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량과, 전력비용을 줄이기 위한 환경(냉각 시스템 구축 및 지리적 위치)이 마련됐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웹서비스 전 세계 리전 및 가용영역(주황색), 새로운 리전 예정(초록색) 위치 (사진=아마존웹서비스)

구글‧오라클도 국내 IDC 구축 나설까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 중 클라우드를 도입한 비율은 3.3%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시장의 96% 이상이 클라우드 도입 전이라는 의미다. 특히 국내법상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체 IDC를 보유해야 한다. 이로 인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앞다퉈 IDC 구축에 나서고 있다.

AWS, IBM, MS 등은 모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대신 비용 등의 이유로 현지 데이터센터에 임대 형태로 IDC를 구축했다. AWS는 지난 2016년 1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5번째로 서울에 리전(복수 데이터센터)을 오픈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IDC에 대한 구체적인 위치나 시설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AWS 글로벌 인프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브라질, 유럽, 일본, 싱가포르, 호주, 인도, 중국 등에 위치한 전 세계 18개 리전, 1개 로컬 리전, 그리고 54개 가용영역으로 구성됐다. 오는 2019년 초까지 12개의 가용영역과 바레인, 홍콩 특별행정자치구(SAR), 스웨덴, 미국 등에 4개의 리전을 추가할 계획이다. AWS 관계자는 “한국에 추가적으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같은 해 8월 IBM은 아시아 지역에서 7번째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SK C&C 건물에 IDC를 마련했다.

MS는 지난해 2월 서울과 부산 인근에 IDC를 오픈했다. MS 역시 위치와 시설 규모 등은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MS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고순동 한국MS 대표는 한국 내 데이터센터를 개소한 후 매출 증대, 파트너 생태계 확대 등에서 큰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지난 1년간 많은 기업들이 한국 데이터센터를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현실화 하고있다”며 “MS 애저의 매출이 전년대비 30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MS 관계자는 MS가 국내에 추가적으로 IDC를 구축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전 세계 구글 데이터센터 위치 (사진=구글 데이터센터 홈페이지)

업계는 구글과 오라클이 국내에 IDC를 오픈하기 위해 이동통신사 등 국내 데이터센터 보유 업체와 협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구글과 오라클이 국내에 IDC 센터를 오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글과 오라클은 IDC 구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구글 관계자는 국내 IDC 오픈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지난 2월 한국, 중국, 인도, 일본,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암스테르담, 스위스, 캐나다(2곳) 등 12개 지역에 IDC를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 내 2곳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오라클 관계자는 “본사에서 2월에 IDC 구축 계획에 대해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IDC 한국 오픈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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