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검열 저항성’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분산경제포럼에서 비탈릭 부테린의 블록체인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블록체인에서 ‘블록’은 장부를 뜻한다. 체인은 장부를 사슬처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은행과 같은 중앙기관이 거래기록을 만들고 보관했다. 만약 중앙기관이 마비되면 거래기록이 사라지거나,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만큼 중앙기관은 독점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모든 참가자들이 거래기록(블록)을 만들고 분산보관 한다. 분산보관으로 거래기록의 영구 보관이 가능하다. 또 상호운용성을 높이면 하나의 블록체인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쉽게 연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독점에 대해 저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크다. 그만큼 독점적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제공을 중지하면 해당 API를 사용한 서비스는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하지만 블록체인 상에서는 거래기록이 사라질 염려가 없다.

비탈릭 부테린은 “소셜미디어의 독점적인 영향력 행사는 사회적 이슈”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다른 블록체인을 쉽게 연결해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개자 없이 거래 당사자 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점도 블록체인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다. 이로 인해 국가가 신원을 보증하지 않은 제 3국의 사람들도 금융활동 참여할 수 있다.

부테린은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람들이 ‘독점에 대한 저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에는 제품을 만들어도 은행 등의 중개기관이 거절하면 팔수 없었지만, 블록체인 위에서는 중개기관이 없어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풀어갈 난제가 많다. 특히 같은 일을 처리할 때 중앙 서버보다 가격이 훨씬 높다는 것이 문제다. 부테린은 “이더리움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처리 비용을 비교했을 때 이더리움의 처리비용은 AWS에 비해 100만 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상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컴퓨터)로 참여한다. 컴퓨팅 성능이 단일 노드에 묶일 수밖에 없다. 이는 처리량이 늘면 수수료를 많이 낸 작업부터 수행하게 돼 네트워크 사용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확장성에 제한이 있는 것이다.

부테린은 “문제 해결 없이 간다면 기존 컴퓨팅과 블록체인의 효율성 차이는 1억 배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분산경제포럼에서 비탈릭 부테린이 기조연설을 했다.

그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해답은 샤딩, 플라즈마 등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샤딩은 데이터베이스 처리 기법 중 하나로 한 곳에 저장돼 있던 데이터를 여러 샤드(수평 분할 한 데이터베이스 테이블)에 중복 저장하거나 하나에만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플라즈마는 블록체인 기록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부테린은 “샤딩, 플라스마 등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면 격차를 1천 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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