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지난해 급성장을 기록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정부의 강경한 규제안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정부 규제안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전체적인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가상화폐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과 리플 등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는 가상화폐들이 실제 금융이나 물류 시스템에 적용되며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3일 국내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도 정부의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규모 변화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186억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월 2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6532억달러로 불과 1년 사이에 약 35배 이상 급성장 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8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일 거래량 2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일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급성장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고자 하는 기업들도 줄을 이었다.

일찍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빗썸, 코인원, 코빗, 코인플러그 등을 시작으로 대규모의 중국 자본을 유치한 코인네스트, 첫번째 코스닥 상장사가 운영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링크, 카카오스톡을 운영하는 두나무가 만든 업비트뿐만 아니라 약 30여개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문을 열며 치열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정부, 가상화폐 투기 조짐에 강력 규제방침

정부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투기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를 유사수신업체로 분류하며 강력한 규제 방안을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및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의 연합체인 한국블록체인협회에서 '자율규제안'을 만든 신원희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상화폐 규제안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방침상 올해 중에 정부의 규제안이 완화될 가능성은 거의없다"라며 "다만, 정부의 규제안과 협회의 자율규제안은 모두 개인 투자자를 제안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가상화폐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화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다. 지난해 초 1000달러에 불과하던 비트코인은 11월 1만달러를 돌파하더니, 12월 17일에는 1만9400달러를 넘어서며 약 20배 가까이 상승하며 가상화폐 시장  확산에 일조했다.

국내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그 자리를 이더리움과 리플 등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원희 COO는 "지난해에는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실제 도입된 케이스가 전무했다"라며 "올해 중 금융권을 비롯해 물류, 유통 등에 블록체인 플랫폼이 도입될 예정으로 그 중심에 이더리움과 리플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 중인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프로젝트의 경우 이더리움 블록체인 플랫폼이 뼈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의 계획대로라면 올 3월 1차적으로 6개 국내 은행에서 서비스가 진행되며 늦어도 7월에는 나머지 10곳의 은행들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가 도입된다.

리플의 경우 일본 금융사 SBI홀딩스의 자회사 SBI리플아시아의 주도로 SBI, 레소나 등 일본 은행 30곳과 우리·신한 은행 등 국내 은행 2곳이 리플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27일 리플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한 해외 송금 연동 테스트 성공에 이어 오는 20일경 한·일간 본격적인 해외 송금 테스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신원희 COO는 "정부의 가상화폐 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는 실질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활용 사례가 등장함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 및 블록체인 시장이 확대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자율규제안을 통해 투명한 거래 및 소비자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는 지난 1일 올해 과기·ICT R&D 사업 종합시행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개발 및 도입을 위해 올해 4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