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최근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이 연예, 콘텐츠 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르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손을 잡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배경으로는 콘텐츠와 플랫폼의 시너지, 해외진출, AI 스피커 활용 등을 꼽을 수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SKT는 SM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지니뮤직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고, 카카오는 지난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SKT는 지난 7월 SM엔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사인 SM C&C에 650억원을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네이버도 지난 3월 YG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원을 출연했다.

지니뮤직은 지난 4일 YG엔터테인먼트와 신규 음원, 음반에 대한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지니뮤직은 YG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발매한 음원, 신규 음원을 타 음원 서비스에 유통하고 수수료를 받을수 있다.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사 제휴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카카오와 로엔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는 지난해 1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소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연예기획사보다는 종합 콘텐츠 기업에 가깝다. 연예인 소속사는 물론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카카오는 멜론과 카카오톡을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프로모션으로 올해 2분기 멜론의 유료 가입자는 13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0월 출시된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도 탑재되면서 이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신의 한 수’라고 불리는 데는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IT가 만나 화합을 이룬 결과물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로엔은 매출 1천513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으로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로엔에 힘입어 같은 기간 카카오도 최대 분기실적인 매출 5154억원, 영업익 474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카카오와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소속 유명 연예인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멜론뮤직어워드를 통해 카카오미니를 홍보하는 등 다방면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아직 카카오와 로엔엔터테인먼트처럼 네이버, 지니뮤직, SKT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제휴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나 업계에서는 각 회사들의 향후 시너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플랫폼 시너지...'해외진출'은 덤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IT 기업들이 각종 콘텐츠와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손을 잡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플랫폼을 가진 IT 기업은 인기 콘텐츠를 얻을 수 있으며,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많은 사용자들을 보유한 플랫폼에 자사의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기존에 방송사를 통해 소속 연예인들의 콘텐츠를 내보냈다. 하지만 플랫폼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IT 기업들의 플랫폼은 사람들의 주요 콘텐츠 소비 창구가 됐다. 반면 IT 기업들은 엔터테인먼트사를 통해 역량있는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사의 한류 스타, IT 기업들의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진출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현재 국내 IT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미 전세계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는 핵심 무기다. 따라서 한류열풍의 주역인 연예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엔터테인먼트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것.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한정된 국내 시장 외에 해외진출을 하기위해서는 IT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플랫폼으로는 넷플릭스, 유튜브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 브이라이브가 대표적이다.

브이라이브는 해외비중이 약 80%를 넘는 네이버의 대표적인 글로벌 서비스다. 현재 브이라이브의 번역 언어 수는 지난 7월 기준 55개이며 팬 번역가는 141개국에서 총 6만명에 달한다. 

플랫폼 등 기술력을 가진 IT기업과 한류 스타들의 다양한 지적재산권(IP), 콘텐츠 제작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사의 만남은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 사업을 개발할 수 있다.

AI 스피커 활용도도 기대

AI 스피커를 만들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IT 기업들에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카카오를 예로 들자면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통해 각종 음원 데이터베이스(DB)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마트스피커 SKT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네이버의 웨이브,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사진=각 사)

카카오가 지난 10월 출시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음악추천 서비스가 기타 AI 스피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받은 바 있다. 이는 멜론이 그동안 쌓아온 수많은 음악 DB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SKT는 멜론, 네이버는 네이버뮤직, KT는 지니뮤직을 통해 AI 스피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음원 외에도 연예인들이 만들어내는 음성 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사가 보유하고 있는 IP를 활용한 콘텐츠는 AI 스피커의 경쟁력이 된다.

음원 서비스 관계자는 "IT 기업과 엔터테인먼트사의 제휴는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각 기업이 서로의 IP,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시너지는 이제 시작 단계이며 향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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