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IT기업, 통신사에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만 벌써 네 종류의 AI 스피커가 소개됐습니다. 특화된 콘텐츠를 제외하고 기술력은 아직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나온 AI 스피커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키즈 콘텐츠’를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특화된 키즈 콘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을 염두해두고 준비중인 기업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키즈 콘텐츠가 왜 중요한 것일까요?

실제로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2017에서도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네이버의 AI 스피커 웨이브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한 음성명령은 '음악재생'으로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음악재생과 관련해 많이 한 음성명령은 “노래 틀어줘”, “자장가 틀어줘”, “동요틀어줘”, “신나는 노래 틀어줘”, “조용한 노래 틀어줘” 순으로 드러났습니다.

특정 장르의 음악을 틀어달라고 요청했을 때 '자장가', ‘동요’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입니다. AI 스피커는 사무실, 공공장소가 아닌 가정집에서 주로 가족들이 있는 저녁시간에 사용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좌측부터 AI 스피커 웨이브, 카카오미니 (사진=각 사)

실례로 자녀가 있는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육아에 AI 스피커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바쁜 집안일에 육아까지 병행해야하는 상황에서 AI 스피커가 이를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은 집안일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할 때 아이들을 혼자 둬야하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마음이 편치않지만 어쩔수 없이 아이 손에 쥐어주는 것은 스마트폰’. 오랜 시간동안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AI 스피커와 아이가 있을 때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대부분의 AI 스피커는 집안 어디에서든 음성명령을 해도 구동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집안일을 하는 도중에도 음성명령으로 아이에게 동화, 동요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또 소리를 크게 틀지 않는 이상 큰 위험성도 없으며, 7~8살인 아이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콘텐츠를 들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부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이 활용하기에는 스마트폰보다 AI스피커가 더 부담없고 유용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키즈 콘텐츠 강화하고 있는 AI 스피커 개발 기업

AI 스피커를 개발중인 기업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키즈 콘텐츠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KT는 올해 초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동요, 영어동요, 동화, 전래동화, 이솝우화, 만화주제가, 자장가, 태교음악 등 다양한 키즈 콘텐츠를 추가했습니다.

지난 8월 출시된 네이버의 AI 스피커 웨이브도 키즈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동요, 동화 서비스가 있으며 이를 영어 서비스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에서는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이보다 더욱 재밌는 키즈 콘텐츠들을 담아낼 예정입니다. 카카오는 자회사인 블루핀을 통해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인터렉티브 콘텐츠란 사용자의 참여가 높아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콘텐츠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청취 콘텐츠의 경우 '늑대와 아기 양’ 동화에서 이야기 전개 중 늑대가 아기 양들에게 문을 열어줄지, 안 열어줄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도중에 퀴즈를 낼 수도 있으며 이야기 중간에 사용자들의 의견과 참여를 이끌어 냅니다.

기존에 있는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해 콘텐츠를 잘 만드는 블루핀의 카카오미니용 키즈 콘텐츠는 더욱 특별하고 재밌다는 것이 카카오 측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키즈 콘텐츠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콘텐츠부터 교육용까지 다양합니다. 앞으로 더욱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떤 키즈 콘텐츠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기술 발전이 부작용을 낳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의 20대들의 유년기, 청소년기 때는 '컴퓨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지금의 유년기,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때가 있습니다.

향후 4차산업혁명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해 신기술이 우리의 모든 실생활에 들어왔을 때 AI 스피커는 컴퓨터, 스마트폰과 다른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유용하고 재밌는 키즈 콘텐츠를 제공해 아이들에게 좋은 기술발전 결과물의 사례로 불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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