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넥슨의 액스(AxE)가 14일 출시하자마자 양대 마켓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선전함에 따라 게임업계의 빅3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대표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게임이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15일 넥슨의 액스는 구글플레이 게임부문에서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을 밀어내고 최고매출순위 2위에 올랐다. 이는 근 4개월째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부문 1위와 2위를 지켜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을 밀어낸 것으로 의미 있는 선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매출 1위에 올라 리니지2레볼루션과 리니지M을 2위와 3위로 밀어냈다.

액스는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레드가 직접 개발한 MMORPG게임으로 오픈필드에서 2개의 진영의 전투가 기본인 풀3D모바일 게임이다. 진영간 치열한 필드PK(플레이어킬링), 5대5승부를 겨루는 ‘콜로세움’등이 특징인 게임이다.

액스가 출시 하루만에 양대마켓 매출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자 업계는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다시 한번 MMORPG의 성공신화가 이어졌다는 평이다. 작년 말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을 필두로 6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이번 넥슨의 액스까지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넷마블은 11월 PC온라인 게임 ‘테라’의 모바일 버전인 ‘테라M’을 출시한다. 게임빌 역시 출시 시기는 정하지 못했지만 ‘로열블러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에는 게임빌의 개발자 10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IP활용 게임들 구글플레이 순위 변동표 (자료=앱애니·현대차투자증권)

왜 MMORPG로 쏠리는가

게임업계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MMORPG로 장르 집중 현상이 심화는 이유로 리니지2레볼루션의 학습효과를 꼽는다. 출시 전 모바일에서 MMORPG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리니지2레볼루션이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삼성증권 추정 올해 1분기 매출 3700억원을 올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뒤이어 출시된 또 다른 리니지IP(지식재산권)활용 게임인 리니지M도 매출1위를 현재까지 수성하면서 MMORPG는 큰 매출을 가져 온다는 성공 방정식이 굳어졌다는 이야기다.

넷마블 관계자는 “MMORPG장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발전된 기술이 집약된 고도화된 게임 장르이기에 PC온라인 게임에서도 인기를 끌었고 모바일에서도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공이 모바일 MMORPG시장서 일정 부문 이정표를 세운 거 같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2012년과 2013년에는 애니팡과 같은 퍼즐 게임이 모바일 게임의 대세를 이뤘던 것처럼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일정 부분 트렌드와 같은 흐름이 있다”며 “올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흐름은 MMORPG장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MMORPG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옆에 있는 여러 명의 사람들과 실시간 비교하면서 경쟁을 하다 보면 단판으로 끝나는 게임 보다는 유저들이 게임을 더 오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이템 구입 등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은 유저들이 지갑을 연다는 해석이다.

김창현 엔씨소프트 팀장은 “MMORPG장르는 서비스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장기간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장르다”라며 “대중성과 상업성이 입증됐기에 앞으로 2~3년간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등장은 빈번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3종류의 모바일 MMORPG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임업계 빅3가 본격적으로 모바일 MMORPG 경쟁을 시작한다. (사진=각사)

게임 생태계 MMORPG 쏠림현상 심화...다양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업계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지배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치열해지는 게임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 모델이 MMORPG라는 것이 리니지 모바일 게임과 액스로 증명이 됐기 때문이다. 또 11월 출시 예정인 넷마블의 테라M도 사전예약자가 4일만에 50만명을 돌파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인기를 예상할 수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 입장에서 보면 특정 장르에서 안정된 매출을 확보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현장에서는 경영진에 이어 주주, 개발자들이 동시에 MMORPG에 대한 긍정 평가를 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득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MMORPG를 제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간의 간극도 더 심해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출시돼 큰 매출을 올린 모바일 MMORPG의 제작사들을 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등 대형 게임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장르와 타 장르의 매출 차이는 단순하게 순위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액수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며 “MMORPG를 제작할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간의 수익에서 큰 차이가 발생해 작은 게임사들은 수익 추구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발혔다. 물론 축적된 기술력과 유명 IP확보를 위한 충분한 자금이 있는 게임사들이 MMORPG 제작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과 게임사간 상생을 위한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태 교수는 “특정 장르 쏠림은 안타까운 현상이고 배틀그라운드나 소녀전선과 같은 신선한 게임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계속 이뤄져야 한다”며 “장르 다양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형 게임사의 지원 정책 등이 수반돼야 우리나라 게임 생태계가 보다 활성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액스 이미지 (사진=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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