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차승원, 이병헌, 정우성, 황정민, 하지원의 공통점은 톱스타 배우라는 점이다. 여러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동하고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게임광고에 모델로 발탁됐다는 점이다. 특히 2년 전인 2015년 이들 톱스타의 게임광고 발탁은 시장의 화제였다. 넷마블 ‘레이븐’에서는 차승원이 ‘이데아’에서는 이병헌이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쿤룬코리아의 ‘난투’에서는 정우성이 모델이었고 위메이드 ‘소울 앤 스톤’의 모델은 하지원이었다.

하지만 30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광고에서 톱스타 배우를 모델로 내세우는 흐름은 2년 전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A급 톱스타 모델을 게임광고에 내세워도 기본적으로 게임성이 뒷받침돼야 매출 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즉 가격대비 성능을 일컫는 ‘가성비’에서 톱스타를 사용해도 의문이 따라붙는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30일 기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게임 매출 1위부터 10위까지 게임을 분석해 본 결과 톱스타를 사용하는 게임은 3종으로 파악됐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최민식과 백윤식,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의 지드래곤, 카카오 음양사의 아이유가 꼽혔다. 이펀컴퍼니 권력도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 넷마블 모두의마블 정상훈을 게임 모델로 사용했다.

10위권에 자리잡은 롱청의 소녀전선, 넥슨의 다크어벤저3, 피파온라인3M,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등은 현재 게임 광고에 톱스타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리니지M 광고모델 최민식 (사진=엔씨소프트)

게임 특성에 따라 모델 기용...일각선 톱스타 마케팅 의문

업계 관계자들은 2년 전에 비해 톱스타 게임 광고 모델들이 사라진 것에 대해 특별히 톱스타를 배제해서가 아니라 게임 트렌드의 흐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액션RPG장르의 게임이 성행했던 2년 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그에 맞는 모델을 찾다 보니 톱스타로의 광고 모델 쏠림 현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에는 넷마블을 필두로 모바일 게임에서 톱스타를 쓰는 트렌드가 형성됐다”며 “당시에는 현재보다 모바일 게임의 공중파 방송 비율이 높아 인지도 확장 차원에서 톱배우를 많이 사용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재는 아니지만 당시 톱스타를 광고에 등장시킴으로써 게임의 인지도 확장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아 이런 배우가 게임광고에 출연하나’와 같은 신선함을 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 톱스타가 광고모델로 출연해 매출 증가와 같은 실적에서의 도움에서는 물음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톱스타를 모바일게임 광고 모델로 사용한다고 해서 가시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게임사 관계자들은 톱스타 모델로 인한 매출 증가에 대한 데이터는 파악된 것이 없고 스타 마케팅보다는 게임성을 먼저 봐달라고 말했다. 아무리 톱스타를 써도 게임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자칫 마케팅으로만 승부를 보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 지드래곤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리니지2레볼루션도 출시 초기에는 톱스타가 등장하지 않고 게임성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광고를 진행했었다”며 “게임이 점차 인기를 얻어감에 따라 보다 트렌디한 느낌의 모델을 찾다가 지드래곤이 선택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유명한 스타를 게임광고에 사용한다기 보다는 게임의 특징 등에 맞는 모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리니지M에서 배우 최민식을 선택한 것은 리니지 게임에 대한 무게감, 장인정신을 잘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라며 “단순히 톱스타라서 광고 모델을 선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크어벤저3에서 특별한 톱스타를 사용하지 않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배우를 모델로 사용한 넥슨 관계자도 “게임의 특성마다 마케팅 방향이 다르다”며 “다크어벤저3의 경우 스토리의 무게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둬 외국 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30일 기준 구글플레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와 광고모델 (자료=구글플레이)

톱스타 마케팅도 ‘부익부 빈익빈’

광고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게임광고에 등장하는 톱모델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6개월 기준 4억원에서 5억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진행하는데 단발성일 경우 3개월, 일정 부분 인지도가 있는 게임일 경우 6개월 정도 계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게임 광고 시장에서 특A급이라고 불리는 모델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6개월에 5억원 정도의 계약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에서 국내로 역수입돼 들어오는 게임의 경우 단가가 이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톱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게임 광고 시장에서도 마케팅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 빅3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기본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게임 제작 단계부터 충분하게 책정되기 때문에 톱스타를 광고에 출연시킬 여력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게임업체들은 톱스타 마케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가 톱스타 마케팅을 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중소게임사 입장에서는 스타마케팅할 비용을 절약해 다른 데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사실 톱스타 마케팅도 자세히 보면 잘 나가는 게임을 더 시장에서 공고히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권력'의 홍보모델 에이핑크 (사진=이펀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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