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및 가상화폐 유통을 폐쇄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글로벌 가상화폐들이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상화폐를 실물화폐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법원 판결이 나옴에 따라 가상화폐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외신 코인데스크는 8일(현지시간) 중국 경제신문 차이신(Caixin)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와 가상화폐 유통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차이신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해당 결정은 이미 내려진 상태로 중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에게 통지됐다. 이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OK코인의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3650달러(한화 약 412만원)까지 떨어졌으며, 또 다른 중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HUOBI와 BTCC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3655달러(한화 약 413만원)선까지 폭락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 등에서는 한때 4100달러(한화 약 463만원)선까지 급락했다.

코인데스크는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측과 관련 기관들에게 직접 통보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문의해본 결과, 해당 통보를 받은 거래소나 기관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중국 경제신문 차이신 보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정확한 사실 파악이 아직은 어려운 가운데 중국발 악재로 인해 글로벌 전역의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내 거래량이 많은 비트코인캐시(BCH)와 라이트코인은 각각 10%, 14% 등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리플의 개발사 리플랩스와 블록체인 컨소시엄 R3가 소송전에 돌입했다. 외신 로이터통신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오는 2019년 9월 이전까지 리플랩스와 R3는 리플을 활용해 금융기관과 함께 공동 상업 벤처를 만들어 운영하기 위해 5억개 리플 코인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R3는 리플 코인 구매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리플랩스 측이 미국 캘리포니아 대법원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리플랩스와 R3가 처음 계약한 당시에는 리플이 코인당 0.0085달러(한화 약 9.61원)에 불과했다"라며 "현재는 0.21달러(한화 약 237.51원)까지 상승해 회원사가 빠져나가고 있는 R3 입장에서는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실물화폐로 보기 어렵다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8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반정모 판사는 음란 사이트 'AVSNOOP'을 운영하며 1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안모씨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몰수를 검찰이 구형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씨는 구속 시점인 4월 17일 기준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며 받았던 약 10억원(216비트코인)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정모 판사는 "비트코인은 현금과 달리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한 파일 형태로 돼있어 몰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가상화폐는 객관적 기준가치를 상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판결은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는 실물화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는 만큼 국내에서 가상화폐의 실물화폐 인정까지는 갈길이 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9일 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시세 (자료=코인마켓캡)

9월 9일 오전 9시 30분 기준 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거래 가격은 ▲비트코인 4231.35달러(한화 약 478만5656원) ▲이더리움 295.90달러(한화 약 33만4662원) ▲리플 0.211049달러(한화 약 238.70원) ▲비트코인캐시(BCH) 580.85달러(한화 약 65만6941원) ▲라이트코인 67.17달러(한화 약 7만5969원) 등을 기록 중이다.

이들 가상화폐는 8일 대비 ▲비트코인 -7.89% ▲이더리움 -9.84% ▲리플 -5.32% ▲비트코인캐시(BCH) -10.41% ▲라이트코인 -14.10% 등으로 중국발 악재로 일제히 대폭락하고 있다.

9월 9일 오전 9시 30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 추이 (자료=빗썸)

국내의 경우 ▲비트코인 492만3000원 ▲이더리움 34만8750원 ▲리플 242원 ▲라이트코인 8만3710원 ▲BCH 69만2500원 ▲모네로 13만5480원 등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8일 대비 ▲비트코인 -2.82% ▲이더리움 -4.71% ▲리플 -3.20% ▲라이트코인 -4.93% ▲BCH -4.50% ▲모네로 1.63% 등으로 국내 가상화폐들의 낙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500만원선이 무너진 비트코인이 490만원선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자료=코인원)

중국발 악재에 따라 국내 비트코인은 한때 470만원선까지 급락했다. 이후 소폭 상승해 490만원선을 회복했지만, 국내 판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매도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와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오늘 하루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더리움이 중국발 소식에 폭락한 가운데 낙폭이 커지고 있다.(자료=코인원)

이더리움은 33만원까지 하락했지만 매수 물량이 나오면서 34만원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이더리움 시세에 국내 거래량과 중국의 거래량이 큰 영향을 미쳐, 날이 밝으면서 낙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9% 넘게 하락해 국내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커뮤니티에서 나오고 있다.

BCH가 중국발 악재에 69만원선까지 밀린 상태다. (자료=코인원)

비트코인캐시(BCH)는 66만원까지 하락한 이후 소폭 상승해 69만원선까지 올랐지만 이내 낙폭이 커지고 있다. BCH의 가격 결정에 중국의 영향이 큰 만큼 낙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한편, 최근 가상화폐에 관한 각 나라별 규제 방안이 발표되고 있어 이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외에서 가상화폐를 둘러싼 유사 가상화폐 발행이나 사기 등 다양한 범죄가 발생,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투자에 앞서 신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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