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포켓몬고(GO)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디까지일까.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켓몬고는 현재 보조배터리와 같은 IT기기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다. AR(증강현실)기반 콘텐츠의 생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선 이미 이런 경제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포켓몬고와 이코노미를 합성한 용어인 ‘포케코노미(pokeconomy)’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직접적인 효과는 IT기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포켓몬고를 하면서 배터리 소모가 많아짐에 따라 보조배터리와 충전기가 많이 팔리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보조배터리와 충전기 판매가 늘어나고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 사용률도 증가했다. 또 쉽게 몬스터볼을 던지게 해 주는 스마트폰 케이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고 소개 화면 (사진=위키트리)

온라인 쇼핑에서도 포켓몬고 관련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는 포켓몬고가 출시된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전주 대비 태양광 배터리는 840%, 터치장갑은 82%, 무선충전기와 패드는 8%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각각 470%, 40%, 11%가 증가해 포켓몬고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도 휴대폰 고속충전기가 15%, 기타 충전용품이 20%, 무선충전기와 패드는 12%, 터치장갑은 5% 판매가 늘었다.

1월 24일부터 30일까지 G마켓의 포켓몬고 관련상품 증감폭 (자료=G마켓)

또 GPS를 켜고 야외에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데이터 역시 많이 소모돼 SKT, KT, LG유플러스의 이통3사에 수익을 가져다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실한 숫자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데이터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이동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는 포켓몬고와 같은 AR 콘텐츠로 인해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티몬에서는 포켓몬스터 관련 상품 판매가 작년 10월과 올해 1월을 비교해 봤을 때 181% 상승했다. 이는 작년 11월에 출시된 닌텐도 3DS용 ‘포켓몬스터 썬’ ‘포켓몬스터 문’을 필두로 현재의 포켓몬고까지 포켓몬스터 관련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판매된 상품은 스마트폰 게이스, 게임팩, 인형 등이었다.

증강현실(AR)에 기반한 콘텐츠 개발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 모바일 게임업계 관계자는 “AR이나 VR기반 게임이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포켓몬고가 위치기반 게임의 출시와 대중화를 이끌어 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야외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희귀 포켓몬 상습 출몰 지역이나 포켓스탑 근처에 있는 카페, 음식점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켓스탑이 밀집해 있는 광화문·시청 일대의 커피숍에는 포켓몬고를 플레이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가 매장 안에 포켓스탑과 체육관을 지었고, 일본에서는 맥도날드가 포켓몬고와 연계해 마케팅을 펼쳤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포켓몬고로 인해 AR, VR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실제 생활에서 연동되는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고 포케코노미 현상을 분석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는 “포켓몬고 열풍은 일종의 4차 산업혁명의 폭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현상으로 해석된다”며 “게임 뿐만 아니라 네비게이션이나 맛집 탐색 등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정보제공 앱도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젊은 세대는 자기 자신만의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어 비교적 저렴한 소비를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하기 때문에 AR기반 디지털 산업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포켓몬고를 즐기는 시민들

포켓몬고의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3개월 정도 지나 인기가 떨어진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어떤 사람은 이 게임이 맞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지속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선 업데이트 등의 서비스가 정기적으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삼하 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포켓몬고를 해보면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많이 없어 밖에 나가 재밌는 경험 몇 번하는 것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부가적인 재미 요소를 자꾸 찾아내면 인기가 지속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외국에서처럼 인기가 빨리 식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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