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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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가상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도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며 가상경제에 대응 중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과제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메타버스의 핵심, NFT와 가상경제'을 주제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NFT 도입으로 가상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삼성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이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도 전략적 투자로 이에 대응 중이나, 빅테크 기업들이 NF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어 단기 및 중장기별 과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NFT는 블록체인을 통해 디지털 파일 소유주와 거래 기록을 저장하고 이를 디지털 자산화하는 기술이다. 디지털파일의 거래 및 소유 기록을 위변조 및 삭제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예술 시장에서는 NFT가 저작권이나 위작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한 거래를 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NFT가 메타버스 가상경제 영역을 근본적으로 확장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버스는 가상(meta)와 (세계) 합성어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통해 형성된 모든 증강 및 가상세계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메타버스 기반 기술이 변화시킬 금융 서비스 형태를 대비하며 소비 핵심 주체로 떠오르는 MZ세대를 포용하기 위해 관련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다. 

이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하면 궁극적으로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경제 활동이 늘어나고, 경제 형태도 다양해질 것이다. 보고서는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경제 형태는 가상자산을 매개로 현실 경제와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게임 아이템처럼 가상 공간에서 창출한 가상 재화를 가상자산(코인)으로 판매하고, 이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형태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카카오톡에 탑재된 디지털자산 지갑 클립에서 NFT화된 디지털자산을 유통하고 거래를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 예시다. 클립 내 '클립드롭스'에서는 NFT로 발행된 디지털 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가상자산 '클레이'로 구매할 수 있다. 

신 연구원은 "NFT 도입으로 자산의 파생 가능성과 자산에 대한 신뢰성이 생겼다"며 "또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을 도입함에 따라 '화폐 신뢰성이 보강'돼 경제 시스템 기반을 강화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현재 다양한 디지털파일이 가상경제로 유입되며 '확장된 가상경제'에 도달했다"며 "가상경제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고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관련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등 생태계 성장이 본격화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현 가상경제는 확장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는 현 가상경제는 확장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그라운드X의 사례처럼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어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NF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제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 중이며, 지난 5월 블록체인 기반 게임사 더 샌드박스와 손잡고 NFT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NFT 자산관리 플랫폼인 'NFT뱅크'가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 운영사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다. 올해 2분기 기준 NFT뱅크의 연결 자산액은 2500억원에 이르렀다. 

기술기업들의 이같은 확장세 속에서 국내 금융사들은 기업 지분 투자 등 우회적으로 NFT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 초 신한은행은 가상자산 수탁업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완료하고 NFT을 포함한 수탁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달 코인플러그와 합작법인 '디커스터디'를 설립하고 NFT 사업화를 공식화했다. 

신 연구원은 "국내 빅테크 기업이 빠르게 가상경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사는 조직 신설 등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사업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 역시 단기 및 중장기적 관저에서 과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씨티그룹은 '디지털자산 그룹'을 신설해 가상자산을 포함한 NFT, CBDC 등의 금융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금융사 또한 가상경제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중단기적 관점에서 내외부 과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가상경제가 '확장' 단계인 점을 고려했을 때, 국내 금융사는 외부적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이를 수행하기 위한 관련 조직 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인공지능(AI) 금융 비서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가상경제가 현 확산 단계를 지나 제도권으로 완전히 편입될 시 본격적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이때 금융권은 디지털 복합점포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재 NFT 관련 제도 부재로 소유권 문제부터 과세 등 법적, 제도적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제도가 정립되는데 중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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