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샤오미의 추락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 변동을 상징해주고 있다. 2분기 샤오미의 휴대폰 출하량은 38% 하락했으며 중국 시장의 4위 휴대폰 업체로 내려 앉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새 판 짜기는 올해 ‘진행형’이다.

■ 화웨이의 카메라, 오포의 고속 충전기술에 밀린 샤오미

IDC에 따르면 샤오미의 2분기 출하량은 1천50만대에 그쳐 지난해 2분기의 1천710만대 대비 660만대 줄어들었다. IDC는 ‘새로운 주류’의 등장이 샤오미를 밀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화웨이와 오포(OPPO)의 점유율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브랜드에는 소비자를 끌 만한 특징이 있었다. 바이두 바이지아는 “화웨이는 ‘라이카(LEICA)’와의 기술 제휴를 통한 카메라 혁신, 그리고 OPPO는 고속 충전기술을 필두로 각각 중국 시장을 잠식해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오포와 비보(VIVO) 열풍은 뜨겁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오포와 비보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으며 2분기 출하량이 이를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오포와 비보, 두 회사는 샤오미의 약점인 오프라인 시장 채널을 확대하고 끊임없는 제품 출시에 스타 마케팅까지 이어가며 샤오미를 압박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2분기 출하량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18%로 늘어났으며, 오포는 지난해 6.9%에서 14%로, 비보O는 지난해 7.4%에서 올해 12%로 각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 기간 샤오미는 지난해 19%에서 올해 12%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수모를 겪었다. 같은 기간 애플도 9.2%에서 6.7%로 점유율이 쪼그라들었다.

확실한 것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대격변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중국 제일경제일보는 “중국 휴대폰 시장이 순간적으로도 크게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 처해있다”며 “지난 5년간 샤오미는 휴대폰 업계의 ‘도전자’ 였지만 이제는 ‘도전을 당하는’ 대상으로 바뀌었다”고 묘사했다.

■ 샤오미의 ‘무엇’ 바뀌었나...중국 시장 밀리자 ‘인도 시장’ 택한 샤오미

IDC에 따르면 1분기에도 샤오미의 휴대폰 출하량은 이미 하강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간 오포와 비보는 각각 153.2%와 123.8%라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제품의 돌풍’은 샤오미에 일격을 가했으며 급기야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상품 연구개발과 공급망을 직접 관리하게 되는 경영의 변화를 도모했다. 직접 팀을 이끌고 문제 해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 출시가 잦지 않고 광고를 하지 않는 기존의 관례를 깨기 시작한 것이다. 샤오미는 5월 초 6.44인치의 샤오미 맥스를 출시하고 두달 간 150만대를 판매하기도 했으며 지난 7월 말 듀얼렌즈, OLED 화면과 Helio X25 프로세서를 갖춘 홍미 프로도 서둘러 내놨다. 이외에도 홍미 시리즈를 위해 우슈보(吴秀波), 류스스(刘诗诗), 류하오톈(刘昊然) 등 3명의 광고 모델까지 기용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포화’ 라는 환경을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샤오미의 다양한 노력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부득불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이르렀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인도에서 2개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폭스콘에 일임했다.

지난해 8월 샤오미는 폭스콘과 협력을 선언하고 인도 남동부의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치투어(Chittoor) 지역에 휴대폰 모듈 조립 라인을 짓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에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100만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거뒀으며 최근 홍미3S와 홍미 3S프라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인도에서 샤오미 휴대폰은 90% 이상이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몇 달 내 목표가 오프라인 매장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 인터넷 온라인 판매를 고집해 온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서 추락하고 있다. 샤오미는 인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탈출구를 찾고 있다. (사진=플리커)

샤오미의 노트북과 VR 기기도 등장했다. 샤오미 생태계는 계속 돌아갔으며, 최근 노트북 ‘샤오미 에어’가 선보여진 데 이어, VR 기기 역시 출시됐다. 에어는 12.5인치와 13.3인치로 출시됐으며 1080P 해상도 화면에 각각 3499위안, 4999위안이다.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460억 달러를 찍었다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레이쥔 회장은 연초에 향후 샤오미가 IPO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높은 기업가치는 좋은 실적이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최근 하드웨어 출하량을 봤을 때 이익 관점에서 좋지 않은 성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오프라인 채널과 해외 시장 확대를 제외하고도 샤오미는 하반기 ‘하이엔드 시장’ 이라는 커다란 과제에 직면해 있다. IDC의 분석 이외에도 화웨이와 오포 및 비보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오프라인 채널 영향력 강화

이같은 순위 변화가 일어난 중국 휴대폰 시장에 불어닥친 가장 큰 변화는 ‘채널’ 전략의 변화다. 상당 기간 인터넷 업체들이 점령해 온 시장에서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샤오미에 대항하는 화웨이의 전자상거래용 제품 ‘롱야오’는 내부 전략을 이미 오포 등이 구사하는 오프라인 채널로 전환했다. 오포와 비보는 이미 대리상을 통해 전국 4~5성 도시까지 침투해 있다.

중국의 많은 언론은 샤오미가 초지일관으로 ‘인터넷’ 시장에만 집중해 온 것이 지금의 추락을 일으킨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일재경일보는 화웨이의 관계자 말을 빌려 “인터넷은 하나의 도구이지 만능 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인터넷 판매 모델은 시작 당시부터 지금까지 ‘우위’이기는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에 뛰어든데다 기업들은 경영 관점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샤오미와 애플의 움직임에 주목한 매체도 있다.

IDC 데이터를 분석한 중국제일경제일보는 1분기와 비교했을 때 IDC의 통계에서 5위권의 휴대폰 업체로 여전히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그리고 애플이 있었지만 달라진 것은 샤오미가 애플을 넘어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1분기 5위였던 샤오미가 2분기 4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 두 업체는 2분기에 동시에 판매량이 하락했다. 1분기 화웨이의 출하량은 1910만대로 시장 점유율은 17.2% 였으며, 전년 대비 15.2% 성장했다. 오포는 1천800만대를 출하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16.2%로 전년 대비 124.1% 늘었다. 비보의 출하량은 1천470만대로 시장 점유율은 13.2% 였다.

반면 샤오미와 애플은 각각 1천50만대와 860만대로 시장 점유율이 각각 38.4%, 9.5%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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