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중국 시장의 TV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나쁘게 말하면 ‘갈팡질팡’ 하고 있으며, 좋게 말하면 각자의 ‘마이웨이’를 걷기 위한 준비 중이다.

각 기업마다 주력 기술을 선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격전지 이자 시장의 주류로 올라선 중국 시장에서 주요 TV 기업의 움직임은 곧 글로벌 TV 시장의 주요 흐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방에 이목이 모인다.

15년 전 PDP와 LCD의 갈림길 속에서 중국 TV 기업들은 LCD에 승리를 안겼다. 15년이 지난 지금 퀀텀닷 TV와 OLED, 레이저TV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신기술 앞에서 TV 업계 기술자들은 또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물론 매번 갈림길 앞에서 중국 TV 기업들이 독자노선을 선택할 수는 없다. 다만 글로벌 중국 TV 기업일수록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 방향을 선택하는 중요한 단계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이 갈림길의 윤곽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이같은 중국 TV 기술과 해당 기업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 퀀텀닷 TV : LCD TV의 자연스러운 진화 – TCL, 삼성전자

중국 시장에서 손 꼽히는 퀀텀닷 TV의 대표 주자는 TCL과 삼성전자다. 퀀텀닷 기술은 일찍이 2014년 중국 TV 업계에 도입되기 시작해서 TCL, 창홍, 삼성전자 등 기업들이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화질의 우수함 덕분에 업계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최근 시장에 나온 ‘퀀텀닷 TV’는 ‘LED TV’처럼 LCD TV의 분류에 속한다.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보면, 퀀텀닷은 용액 반도체 나노결정 실리콘으로, 하나의 작은 입자가 모두 단위 액정으로 퀀텀닷의 사이즈만 변하면 되기 때문에, 색깔을 낼 수 있는 데다 색감의 순도가 매우 높다. 이와 동시에 액정의 안정성이 매우 높아 다른 재료가 따라올 수 없는 이점이 있다.

기존 백색 LED TV와 비교할 때 퀀텀닷 제품은 OLED의 색감 혹은 디스플레이를 능가하는 부분이 있으며, 색감의 정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퀀텀닷은 최근 LCD TV의 백라이트 기술로 각광받고 있으며 화면의 색감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단점은 OLED TV와 비교했을 때 퀀텀닷 TV가 1단계인 ‘빛 발광’에서 2단계인 ‘전기 발광’ 단계로 나아가야한다는 점이다. 만약 퀀텀닷이 진정으로 전기 발광 단계에 이르면 OLED처럼 ‘자연광’의 특성을 가질 수 있으며 블랙 화면에서도 OLED를 누를 수 있다. 이에, 진정한 의미의 전기 발광 퀀텀닷 TV가 기다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TCL은 “지금부터 시작해서 3년 후 연구개발부터 양산단계 까지 이르고, 5년 후에는 프린팅 기술로 상품화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중국 TV 시장은 삼성전자 진영의 퀀텀닷, LG전자 진영의 OLED, 소니의 레이저로 편을 갈라 치열한 기술 경쟁 중이다.

■ OLED TV : 천성적인 아름다움 – 스카이웍스, LG전자

중국 언론 신콰이바오(新快报)는 ‘2015년은 OLED의 발전 속도가 가장 빨랐던 해’ 였다고 정의했다. OLED는 이미 오래된 기술이지만 줄곧 시장의 선두에 서지는 못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그 천성적인 우월함과 특유의 우위점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 매체는 “하지만 100% 완벽한 기술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OLED가 가진 약간의 흠은 소비자 시장에서 용인될 만 하다”고 전했다. LCD 기술이 지배해 온 수 년간의 시간을 지나 성장 모델을 전환하려는 자와 기존의 판세를 뒤집지 않으려는 자들간에 중심에 서있는 기술이라고 볼 수도 있다. LG가 주력 기술로 택한 이 기술을 따르는 대표 주자는 중국의 스카이웍스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도 불리며 일종의 자연발광 디스플레이 재료를 사용한다. OLED의 화면 디바이스에 보이지는 않지만 ‘블랙’ 표현 능력이 좋으며 이러한 발광 방식을 흔히 ‘전기 발광’ 이라고 부른다. 블랙의 극치를 표현해낼 수 있어 명암비가 우수하고 반응 속도가 빠르며 시야각도 넓은 데다 가장 자연적이면서 생동감 있는 색감을 표현해낼 수 있다.

그렇다면 2015년 이전, OLED가 암중혈투를 벌이면서 왜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했을까? 원인은 가격에 있었으며 공급망과 산업 보안 등이 OLED TV 보급의 3대 장애물이었다. 특히 초창기 OLED의 수율이 낮았으며 기술적 개선이 더디면서 가격은 잘 떨어지지 않았다.

LG전자가 2013년 55인치 고해상도 OLED TV를 내놓았을 때 판매가는 6만 위안이었으나 현재 중국 TV 기업들의 괘상도 OLED TV 가격은 1만 위안 가량이다.

신콰이바오는 “OLED는 많은 우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간과할 수 없는 약점을 갖고 있는데 예컨대 혼합되지 않은 백색광의 진정한 OLED 디스플레이 구조하에서 디스플레이 수명이 짧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디스플레이 패널의 분할 수율이 낮다는 것, 이로 인해 패널 가격이 높다는 것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 레이저 TV : 초대형 TV의 새로운 ‘기회’ - 하이센스, 소니

레이저 TV는 중국에서 줄곧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가 ‘손수 키우는’ 기술이었으며 이 점에 있어서 이 점에 있어서 하이센스는 고독한 영웅의 길을 걸어왔다고 중국 언론은 표현하고 있다.

지난 8월 10월 소니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100인치 초대형 4K HDR LCD TV를 발표하면서 중국 하이엔드 시장 진입을 선언했으며, 그 한달 전 중국 TV 대기업 하이센스는 전 세계에 첫 100인치 4K 레이저TV를 내놓은 바 있으며 그 판매 가격은 1만여 달러에 불과했다.

현재의 100인치 4K 해상도는 LCD TV의 10분의 1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 시장을 리드하는 두 브랜드가 잇따라 제품을 내놓으면서 초대형 TV가 시장의 주류 시장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신콰이바오는 “많은 사람들은 레이저 TV가 일반적인 투영 기술이라고 오인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며 “레이저 TV는 투영 기술이 초월적인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은 레이저 TV의 화면 명암비가 매우 크게 높아졌다는 것으며 주변광에 대해 비교적 억제 작용을 잘 해내고 있다.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중국 시장의 레이저 TV는 중국 하이센스의 향후 경쟁 구조 및 주요 전략이 핵심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주적인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하이센스가 향후 어떤 발전을 거둘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콰이바오는 “레이저 TV는 LCD TV의 초대형 인치 방면에서 약점을 보완해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센스는 2007년부터 레이저 디스레이 기술에 몸 담아왔으며 최근 레이저 TV의 연구개발과 디자인, 전체 디바이스 생산에 있어 독립적인 운영을 이뤄낸데다 217 항목의 특허 역시 보유했다. 소니 역시 최근 기술 수준이 해상도를 높이면서 100인치 화면을 구현하기에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레이저 TV는 판매 가격이 같은 크기의 LCD TV에 비해 최소 3분의 2 이상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투영’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신콰이바오는 “최근 화면 표현에 있어 OLED TV 및 퀀텀닷 백라이트 LCD TV와 비교했을 때 아직 상당부분 차이가 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신콰이바오는 “지금 중국 시장에서 누구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OLED 진영은 OLED가 차세대 기술이라고 했지만 상당부분 시간이 흐르면서 OLED 역시 퀀텀닷에 비해 뚜렷한 이점을 내세우기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두 기술의 잠재력이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레이저 TV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향후 대화면 시장에서 큰 기회를 갖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 아직은 ‘혼잡기’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편을 가르는 것은 ‘칼로 무베기’ 같은 상황이 될 수 없다. 많은 TV 기업들이 여러 가지 기술을 동시에 배양하면서 주력 기술을 저울질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신콰이바오는 “사실상 하이센스, 삼성전자, TCL, 스카이워스, 창홍은 차세대 기술의 방향을 완전히 ‘확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전체적인 구조에서 약간 중심축을 기울였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시간이 지나면 최후의 주도자가 나타날 것이란 예측이다.

신콰이바오는 “예컨대 삼성전자의 TCL은 ‘퀀텀닷 TV’의 주도자 입지를 굳혀가고 있으나 하이센스와 창홍은 다소 전반적인 구성을 택하고 있다”며 “또 LG와 스카이워스는 OLED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움직임이지만, 이 역시 삼성전자와 하이센스, TCL이 OLED를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하이센스와 소니, 창홍 등 기업은 적극적으로 레이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TCL도 상응하는 기술을 추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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