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올 상반기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인 중국 가전 기업들 사이에서 해외 기업 인수합병 만으로 발전을 도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가전 업계 상위권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매출액 대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제품의 혁신으로 앞서나가는 발전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 메이디의 독일 쿠카 인수 완료...R&D 투자 비중은 낮아

중국 메이디는 지난 8일 독일 로봇업체 쿠카그룹 인수를 끝내고 난 후 올해부터 해외 ‘세번 연속 인수’ 투자자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 메이디그룹 이사장은 최근 “상품으로 선도하고, 효율은 높이면서 글로벌 경영을 하겠다”며 회사 발전의 3대 축을 밝혔다. 사실상 최근 몇 년간 중국 여러 백색 가전들은 활발히 해외 기업 인수를 진행했으나 기초 연구와 핵심 기술 연구 투자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저우일보에 따르면 신화망이 직접 중국 14개 가전 기업의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입 비율을 집계한 결과 전체 평균은 3.42%에 불과했다. 신화망은 “업계 전문가들은 우수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 만으로는 핵심 기술력을 높이는데 부족하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3대 백색가전 대기업 매출은 모두 하락했다. 가전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기 속에서 대기업들은 ‘성장모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거리(格力), 메이디, 하이얼의 변화 방식은 각각 달랐으며 그중 메이디와 하이얼은 해외 기업 합병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었다.

▲ 중국의 유명 가전기업 메이디와 하이얼 등 14개 가전사의 R&D 투자비중이 3%에 그쳤다. 통근 해외기업 인수합병과 달리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매우 작아 중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중국 백색가전 해외 인수 빈번

하이얼은 지난 6월 GE 가전부문에 대한 인수를 공식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거래액은 55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메이디는 올해 ‘세 번 연속 인수’를 진행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3월에는 도시바의 가전 비즈니스 지분의 80.1%를 514억 엔에 사들였으며 이를 통해 5000개의 특허를 손에 넣었다. 5월에는 로봇 제조기업인 독일 쿠카그룹을 인수했으며 8월 8일에 인수작업이 완료됐다. 본래 갖고 있던 13.51%의 지분율을 94.55%까지 끌어올렸다. 6월에 메이디는 이탈리아의 에어컨 기업 클리베(Clivet) 지분의 80%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메이디그룹의 팡훙보(方洪波) 회장은 최근 회사의 중장기 업무회으상에서 “메이디의 상반기 전체 경영 상황은 예상에 부합하고 있다”며 “수익 역량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성장모델 전환’의 성공적인 효과가 눈에 띄게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으로 “상품으로 선도하고 효율은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경영을 하자”는 3대 주요 전략이 메이디의 경쟁 우위가 되도록 하자고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기존의 “대규모, 저원가” 경쟁력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팡훙보 회장은 앞서 이탈리아 에어컨 기업인수 이후 ‘메이디의 유럽 진출’을 강조했으며 메이디의 해외진출 ‘야심’을 엿보게 했다.

지난해 메이디는 글로벌 헤드쿼터를 설립하고 해외에서 브랜드 비즈니스를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OEM이 위주에서 OBM 위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회사의 제품 수출을 통한 매출은 이미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넘어섰다.

비교해보면, 줄곧 ‘자주적인 혁신’을 외친 거리는 올해 국내 주하이인룽 지분의 100%를 사들여 신재생에너지 영역에 뛰어들었다. 거리는 인수합병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상장 기업 거리의 가전은 올해 2월 말 이래 아직 공식적인 인수합병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연구개발 투자 평균 3.42%에 머물러

비록 중국의 가전 대기업들이 해외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 및 투자 규모와는 정비례하지 않고 있다. 신화망 기자가 메이디그룹을 비록해 칭다오 하이얼 등 중국 내 상장한 15개 A주 가전기업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거리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기업이 없었으며 14개 가전 기업은 모두 ‘박한 수준’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메이디그룹의 연구개발 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으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만 3.8%에 머물렀다. 14개 기업 평균은 3.42%에 불과했다.

연구개발 지출액 규모로 봤을 때 2위는 칭다오 하이얼이, 3위는 메이링이 차지했다. 매출 대비 투자 비율로 봤을 때 메이디그룹은 6위에 머물렀으며 춘란, 메이링, 러추둥팡이 1~3위를 차지했다. 춘란의 연구개발 비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며 2015년에 춘란의 매출이 대폭 성장했으며 이와 함께 연구개발 비중도 대폭 성장했다.

광저우일보는 화웨이의 2015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매출의 15%에 달했으며, 해외 가전 대기업 중 독일의 지멘스그룹의 경우 2015년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가 4% 였다고 비교했다.

광저우일보가 인터뷰한 중국가전업협회 마케팅위원회 집행회장 훙스빈에 따르면 가전업과 화웨이의 산업 모델은 다르지만 화웨이의 연구개발 투입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며, 화웨이는 투자를 더 늘려 혁신을 드라이브하고 선두를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가전업계는 최근 기술이 세계 최고가 아니며 아직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디는 2013년 상장한 이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매출액의 약 2.48%에서 3.8%로 올랐다. 증가폭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메이디그룹은 비록 3대 전략을 내놨지만 언행일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저우일보는 “메이디는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 방면에서 큰 우위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팡훙보 회장은 이러한 약점을 의식하고 있으며 상품의 선도력을 갖기 위해 바로 자원에 역량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기초 연구와 핵심 기술개발 연구를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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