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들이 탈탈 털리고 있다. PC 게임 에서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라이엇게임즈의 ‘LOL’에 대항해 국내 게임사들이 신작을 잇달아 출시하지만 역부족이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중국의 텐센트를 필두로 국내 게임 인력, 자본을 흡수하고 주도권을 내주고 있고, 닌텐도 ‘포켓몬 GO’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AR이나 VR 등에서도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임 시장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될까.

공공 클라우드 시장 활성화가 아직 지지부진한 가운데 행정자치부는 지난 6일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대한 효과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은 논외로 치고, 현실적으로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면 클라우드 업계에서 기를 펴기 어려운 KT가 공공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아이비엠(IBM)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을 상대로 얼마나 우위를 차지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KT는 공공시장 분야에서 외국계 기업 및 기타 국내 경쟁사와 비교해 준비가 가장 앞서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공시장을 KT가 대부분 장악할 것이라는 의견과 FTA의 공공시장 조달 차별규제 규정으로 외국계 기업들이 예상외로 선전해 KT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 KT가 공공기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아이비엠(IBM)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을 상대로 얼마나 우위를 차지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가이드라인'... G클라우드에서 민간 클라우드 유도  

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은 민간 클라우드 업체가 상용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를 공공기관이 이용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다. 적용대상은 ‘전자정부,법’ 제2등급, 3등급에 해당되는 공공기관 및 기타 연구기관이다. 앞으로 공공기관은 이 가이드라인 지침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의 정보자원 등급을 기준으로 자체검토 및 정책협의체 검토를 통해 민간 클라우드의 이용이 가능하다.

중앙정부기관은 행정자치부 정부통합전산센터가 구축한 정부 전용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되고 남은 시장은 공공기관 및 지자체인데 대부분이 자체 클라우드인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검토하고 있던 상황이다. 서울시 같은 경우도 KT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자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구축에 들어간다.

▲ 앞으로 공공기관은 이 가이드라인 지침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의 정보자원 등급을 기준으로 자체검토 및 정책협의체 검토를 통해 민간 클라우드의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유튜브)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김은주 공공클라우드지원센터장은 “행자부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발주 결정 및 시기와는 상관이 없다”며 “만약 각 기관들이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특정 부분이 잘못 된 것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또한 최근 클라우드 보안 지원사업 프로젝트를 강화하며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에 지원사격하고 있다. KISA 이완석 인프라보호단장은 "KISA 사업을 통해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의료, 금융 분야 등의 클라우드 이용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KT, 공공 클라우드 기반으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국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서버를 두고 기업용과 공공용으로 물리적 분할을 시키고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기만 하면 발주에서 국내 기업과 외국계를 따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현재 KT가 제일 먼저 클라우드 보안 인증 심사를 받고 있는데 오는 9월 정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공공기관 클라우드 시장과 관련해서는 KT가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 가장 빨리 준비를 마치고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상황은 지켜봐야하겠지만 외국계 등 기타 업체들이 준비를 잘 해 공공시장으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KT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구축 예정인 AWS, IBM, MS의 경우 공공 클라우드를 수주하려면 공공기관 전용의 물리적 망분리 투자가 추가로 이뤄져야해 투자대비 메리트가 떨어져 쉽사리 뛰어들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 국내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서버를 두고 기업용과 공공용으로 물리적 분할을 시키고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기만 하면 발주에서 국내 기업과 외국계를 따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사진=위키피디아)

외국계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몇몇 대기업 고객을 제외하고는 별 것이 없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들어가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외국계에 차별을 안 둔다고 하지만 현재 공공기관들이 외국계 서비스를 편견으로 보며 까다롭게 군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공공기관은 KT가, 기업 시장은 AWS가 쓸어가며 이 두 기업을 제외하고는 살아남긴 힘든 구조가 될 수 있다”고 귀뜸했다.

이정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컴퓨터공학과)는 “AWS 등 외국계 기업들의 규모의 경제나 기술력 등 가성비가 좋지만 가이드라인을 떠나 KT가 준공공기관에 가까워 공공시장에서 KT 클라우드가 외국계 업체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특히 민간 퍼블릭 클라우드의 약점이 보안인데 공공기관들은 이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외산 서비스를 꺼려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 공공기관들은 특히 민간 클라우드에 대한 보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유튜브)

일각에서는 금융, 의료, 교육 부분에서 클라우드 도입 기준이 더욱 명확해지고 외국계 기업들의 준비가 재빠를 경우 상황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결정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품질 자체가 월등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SW산업 육성을 위해 미래부가 진행하는 ‘글로벌 SaaS프로젝트’에 외국계 클라우드 IaaS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이에 대한 보답으로 공공시장에서도 어느정도 당근을 줘야할 것이다”며 “또한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면 가상화 등 다양한 연계 솔루션이 필수적인데 외국계 기업들간 컨버지드 시스템이 매우 단단하다. KT 입장에서는 믿고 있던 공공시장에서 일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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