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TV 업계에서 TV 경쟁의 초점이 ‘콘텐츠’로 옮겨가면서 중국 콘텐츠와 결합한 자국산 TV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TV 업계는 해외 기업이 TV 시장에서 사실상 쇠락의 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해외 기업의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변화 대응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TV 시장은 수상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콘텐츠 중심으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 삼성 LG 등 해외 기업은 프리미엄 TV수상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시장 흐름을 쫓아가기 힘들다.

■ 중국산 브랜드 시장 점유율 85%

최근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열린 제 12회 중국 디지털 TV 발전대회에서 중국전자상회 뤼런보(陆刃波) 부비서장은 “2016년 상반기 평판TV 판매량은 2300만대였으며 올해 48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중국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85%이며 해외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뤼런보 부비서장은 “인터넷 기업이든 기존 TV 제조사든 막론하고 최근에는 모두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TCL과 LeTV, 콘카(康佳)와 웨이징(微鲸)의 연맹, 창홍과 텐센트치어(腾讯企鹅)TV의 공동 전선 등 주요 기업들의 협력은 중국산 TV가 콘텐츠 방면을 매우 중시한다는 것을 보유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력 방식 이외에도 기존 TV기업들은 현재 스스로 콘텐츠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스카이워스는 콘텐츠 투자를 이미 새로운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제작사와 공동으로 콘텐츠를 촬영하는 동시에 영화와 TV용 콘텐츠에 투자도 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후원을 기회로 삼아 첫 축구 동영상 프로그램 제작을 진행하며 중국의 전직 축구 해설위원 황젠샹(黄健翔) 및 시나 웨이보와 공동으로 축구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하지만 중국 지역에서 해외 기업들은 이 방면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중국의 해당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은 중국 소비 시장의 수요 변화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지 못하며 느린데다 더불어 독자적인 유통 채널 역시 부족하다”며 “최근 몇 년간 인터넷 유통의 급속한 발전이 이뤄지면서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시장 관점에서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뤼런보 부비서장은 “TV 업계는 줄곧 하드웨어를 중시해왔으나 현재 콘텐츠의 가치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특히 독자적이고 특색있는 콘텐츠가 사용자들에게 큰 흡입력을 가지져 부가적인 비용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민망은 “이 때문에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하드웨어와 콘텐츠가 결합한 경쟁 우위는 이미 현재 TV 시장의 새로운 경쟁 포인트가 됐다”고 덧붙였다.

■ 삼성·LG는 뒷전...신흥 인터넷TV 기업이 주도하는 ‘가격전쟁’ 심화

이미 ‘가격 전쟁의 늪’에 빠진 중국 TV 업계는 재편되고 있다. 남방일보(南方日报)는 “최근 전자상거래 징둥 사이트에서 매일 발표되는 판매량 순위를 보면 선두에 있는 기업은 ‘하이센스, 스카이웍스’ 같은 오래된 기업도 아니고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잘나가던 기업도 아니다”며 “오히려 TV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밖에 안된 인터넷 브랜드 LeTV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의 지난해 중국 TV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으며 현금이 두둑한 기업들은 가격을 원가 수준으로 떨어트리면서 기존 TV 기업들 역시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신흥 인터넷 TV 브랜드 펑싱(风行)의 65인치 4K TV의 가격이 3999위안(약 69만500원)이며, 샤오미와 LeTV 등 인터넷 TV 브랜드들은 이전에 뛰어들지 않았던 영역에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60인치 가격은 보편적으로 5000위안(약 86만9000원) 선이며, 43~49인치 등 중소형 인치 구간에서 가격은 이미 2000위안(약 34만7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인터넷TV 시장의 확대에 따라 소비자들은 인터넷 TV 상품에 대해 더욱 친근해졌다. 인터넷TV는 스마트TV의 조류를 타고 급속히 발전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의 우위를 통해 TV가 더욱 재미있도록 해줬고 더 많은 중국인을 ‘거실’로 다시 모여들게 했다고 남방일보는 부연했다.

LeTV의 경우 55인치의 슈퍼4X55 TV를 3599위안(약 62만5000원)에 내놨다. 샤오미는 같은 인치의 샤오미TV3를 3999위안(약 69만5000원)에 팔고 있다. 더 작은 인치대의 인터넷TV 중 1000위안(약 17만3800원) 대 제품 역시 널린 상태다.

중국 TV 시장의 소비 추세는 갈수록 대형화 되고 있으며 65인치 플래그십 모델이 주로 사용자들의 대화면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방일보에 따르면 과거에는 이 인치대 제품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최근 동요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처음으로 4000위안대를 하향 돌파하는 3000위안 대(약 52만원) 제품이 등장하면서 가격 붕괴의 시작을 알렸다. 49인치 4K TV의 경우 최근 판매 가격은 1999위안(약 34만7000원) 수준이다.

궈메이의 한 관계자는 “저가격은 이미 인터넷 TV 업계에서 TV 기업의 무기가 됐으며 고사양 저가격은 이미 모든 인터넷 TV 브랜드가 가져야할 사양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터넷 TV 기업들과 비교해 전통 TV 브랜드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다. 궈메이, 수닝 등 판매업체를 취재한 남방일보는 “일부 기존 TV 브랜드들이 이미 독립적인 인터넷 TV 브랜드로 대응하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예컨대 스카이워스의 쿠카이(酷开), 하이센스의 VIDAA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인터넷 TV 기업들의 TV 하드웨어 성능이 기존 TV 기업들의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기고 있으며, 이에 콘텐츠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신흥 인터넷 TV 기업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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