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먹고 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중국 TV 업계는 지금 이같은 탄식으로 가득차 있다. 가격은 낮아지는데 기술 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TV 업계는 중국 3대 명절로 꼽히는 5월 1일 ‘노동절’ 특수를 맞아 또 한번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살깎기 경쟁이 치열해진 중국 TV 업계는 1분기 더 팔고도 덜 벌었다. 중국 난팡왕(南方网)이 인용한 AVC(奥维云网)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V 시장 판매량은 1244만대로 전년대비 3% 늘었다. 하지만 명절 마케팅 영향으로 TV 시장의 평균 판매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총 판매액은 382억위안에 불과해 전년대비 4.9% 떨어졌다.

5월 1일 노동절 특수를 맞은 TV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 ‘기술 차별화’만이 살 길

난팡왕에 따르면 최근 중국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이번 노동절을 맞은 중국 TV 업계의 키워드는 ‘대화면’이다. 특히 55인치 TV는 최근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황금인치’로 불린다. 3월 데이터를 보면, 55인치는 전체 중국 TV 시장에서 판매액의 33.6%를 차지했다. 다른 인치 TV 판매액의 수 배에서 십여 배에 달했다.

TV 기업들 역시 대화면 제품을 내놓으면서 ‘곡면’, ‘4K’ 등 제품을 내놓고 있다. LeTV와 연합한 TCL 등 일부 인터넷 판매 기업들은 글로벌 최초 ‘인터넷 HDR 곡면 4K’ 생태계 TV를 내놨으며 55인치와 65인치 버전으로 출시됐다. 샤오미 역시 65인치의 곡면TV를 내놓고 맞불을 놨다.

▲  중국 스카이웍스는 최근 LG디스플레이와 공동 연구개발한 하이엔드 HDR 기술을 적용시킨 4색4K HDR 알고리즘 OLED TV ‘S9-I’ 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LG OLED TV (사진=위키피디아)

하지만 인터넷 TV가 파란을 일으킨 TV 업계의 ‘가격전쟁’은 기존 TV 기업들에게 ‘감히 말 못할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이익이 끊임없이 줄어들고, 5대 TV 대기업 중 스카이웍스를 제외한 기업이 아직 실적 데이터를 내놓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난팡왕은 “심지어 손실을 본 기업도 나타났다”며 우려했다.

심한 압박아래, 기존 TV 업계는 가격 전쟁을 치르면서 기술 혁신과 차별화를 기치로 스카이웍스는 ‘OLED’, 하이센스는 ‘ULED’, TCL은 ‘QUHD’ 등 신제품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중국 TV 시장에는 HDR, 8K 같은 단어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러한 차별화를 통해 이미 일부 기업들은 파이를 얻었다. TCL의 경우, 올해 봄 절기 세 시리즈에 걸쳐 13가지 모델 QCFD 제품을 내놨다. 현지 언론에 의해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시장의 4K TV와 곡면 TV 브랜드 제품 판매량 점유율이 각각 32.6%와 6.5%를 차지했다. 이 덕분에 멀티미디어 부문 순이익은 73% 오르고, 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15.2%에서 올해 19.3%로 올랐다.

화질 기술을 강조하면서 차별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기존 TV 기업이 인터넷 TV 기업과 맞손을 잡아 산업사슬을 확장시키면서 이익을 높이기도 한다. TCL과 손잡은 LeTV와 웨이징(微鲸)이 콘카(康佳)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 새로운 구도로 접어든 OLED 전쟁

TV 기업의 차별화 경쟁에서 일부 TV 기업들은 OLED TV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카이웍스는 20013년 OLED 진영의 선두에 섰으며 최근 OLED TV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리우탕즈(刘棠枝) 스카이웍스 이사는 “LCD 결승점은 OLED 기술”이라며 올해 20만대의 OLED TV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면서 스카이웍스 OLED TV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스카이웍스는 최근 LG디스플레이와 공동 연구개발한 하이엔드 HDR 기술을 적용시킨 4색4K HDR 알고리즘 OLED TV ‘S9-I’ 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스카이웍스뿐 아니라 콘카도 올해 초 OLED 제품에 힘을 쏟겠다고 공표했다. 콘카와 산하의 인터넷 TV 브랜드 KKTV는 잇따라 OLED TV 신제품을 발표했다. 창홍도 가격 우위를 가진 OLED 상품을 내놓고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  스카이웍스가 최근 발표한 OLED TV ‘S9-I’은 4색 HDR 기술을 채용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중이캉(中怡康)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센스, 스카이웍스, TCL TV 판매량 점유율은 각각 16.71%, 14.66%, 그리고 14%로 중국 내 오프라인 시장의 1~3위를 차지했다.

OLED TV가 중국 TV 업계에서 한줄기 ‘빛’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난팡왕은 “TV 업계에서는 OLED 시대가 오면서 TV 기업들이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며 “스카이웍스, 콘카, 창홍이 선기를 잡았으며 TV 업계의 ‘구조개혁’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오늘날 OLED 시장은 가격 구조를 개선시켜 주면서 스카이웍스, 창홍, 콘카를 3강으로 만들어놨지만 향후 이중 1~2개 기업은 리스트에서 사라질 수 있다”며 “LCD 시대의 제왕이 OLED 시대에서도 제왕으로 군림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OLED 시대의 기업 순위가 LCD 시대와 같지 않으며 한번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이야기다.

또 다른 전문가는 “LG디스플레이 등 상위 LCD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대화면 OLED 영역에 투자를 가속하면서 OLED TV의 디스플레이 공급에 탄력을 줄 것”이라며 “이는 OLEDTV 생산 원가를 낮춰 소비자들을 더욱 끌어들이고 TV 기업들이 더욱 OLED 경쟁에 뛰어들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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