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알리바바의 ‘눈’은 전자상거래를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를 향해 있다. 그 성과는 조금씩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 알리바바그룹이 항저우 본사에서 개최한 투자자 대회는 알리바바가 그리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베일을 벗겨줬다. 마윈 회장을 포함한 고위 인사 등 200여명의 기관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가 참석했으며 최근 알리바바의 사업 현황 및 전략 목표가 공개됐다.

이 날의 의미는 크다. 중국 신화망(新华网)에 따르면 2014년 9월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이래 알리바바의 고위급 임원진이 단체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서 전해진 핵심 메시지는 기존과 달라질 ‘2.0 버전’ 알리바바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는 하나의 전자상거래 기업일뿐 아니라 전 업계를 위한 기반 인프라가 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헬스케어 비즈니스 기반 인프라 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물류, 금융, 데이터 통계, 해외 직구 등 5가지 영역의 요소를 두루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알리바바가 단순 전자상거래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알리바바 2.0'을 선포했다. (사진=플리커)

■ ‘알리바바 2.0’ 단계로의 여정 시작

글로벌 최대 제3자 유통 플랫폼 알리바바의 사업은 이미 1.0 버전에서 ‘멀티미디어적’ 밸런스를 중시하는 2.0 버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모바일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신사업이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알리바바그룹의 장용(张勇) CEO는 “알리바바그룹은 글로벌 1000만 개 기업과 20억 명의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장기적인 전략 목표 아래 글로벌화를 가속하면서 ‘농촌,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키워드로 하는 3대 전략을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전자상거래, 금융, 물류, 클라우드컴퓨팅, 글로벌화, 사물인터넷과 소비자 미디어 등 7대 핵심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동시에 영화업, 헬스케어, 스포츠, 음악 등 방면에서 새롭게 입지를 넓힌다.

이날 알리바바의 핵심 비즈니스 경영진은 모바일 타오바오, 비즈니스 서비스, 브랜드 고객, 알리마마(阿里妈妈), B2B, 농촌타오바오, 클라우드(阿里云), 할리우드, 투자합병, 재무, 플랫폼 관리 등 업무와 활동, 그리고 알리바바의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해 집중 소개했다.

최근 알리바바의 새로운 비즈니스 성장세를 보면 알리바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여러 분기 동안 세 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클라우드는 세계 3위 클라우드 서비스로 성장했다. 농촌타오바오는 2017년 전국 600개 현의 4만 개 마을을 커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리페이는 향후 10년 간 글로벌 사용자가 20억 명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화망은 “주목할만한 점은 알리바바가 2017년 회계연도부터 매출 항목에 ‘모바일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를 ‘기타’ 분류에서 빼냈으며, UCWeb, 알리 음악, 알리 스포츠 등을 핵심으로 하는 모바일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이미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이후의 새로운 주력 영업 및 핵심 매출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 ‘멀티미디어적 진화’ 덕에 사용자 씀씀이 커졌다

이번 투자자 대회에서 알리바바그룹은 처음으로 회계연도 매출 가이드를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2017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7년 3월까지 회사의 매출액은 연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요우쿠와 동남아 전자상거래 선두 기업 Lazarda 등 새롭구 인수한 자산을 빼면, 2017년 회계연도의 총 매출 연간 성장폭이 36%를 넘을 전망이며 2016년 회계연도에 기록한 33%의 성장폭을 뛰어넘는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기록한 사용자와 활동 정도 등 최신 데이터도 공개됐다. 올해 5월 기준 모바일 타오바오의 일 활동 사용자는 이미 1.5억명에 다다랐다. 모바일 타오바오 사용자 활동 정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DAU(일 활동 사용자 수)/MAU(월 활동 사용자 수)는 2014년의 33% 증가율에서 2016년 41%로 늘었다. 이중 적극적인 활동 사용자는 매일 모바일 타오바오에 7.2회 로그인하고 있으며 18페이지뷰를 기록하며, 매일 2000만명이 상품에 대한 댓글과 공유가 일어난다.

신화망에 따르면 사용자의 유효한 활동 정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타오바오는 이미 물품을 구입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최신 소식을 접하고 유행을 탐색하는 동시에 판매업체들과 소통하는 교류 허브이자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화된 추천과 맞춤화된 뉴스가 업데이트 되며 각 소비자에 맞춰 각기 다른 정보가 보여 참여도를 높인다. 알리바바의 티몰(Tmall)은 이미 중국 내에서 해외 브랜드와 소비자간 상호작용이 가장 활발한 플랫폼이 됐다.

신화망은 “이것이 바로 유통과 판매 채널에서 소비자 사회 플랫폼으로의 업그레이드”라고 설명했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진화가 활동 사용자의 효율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6년 회계연도에 알리바바 플랫폼의 활동 사용자는 사용자당 평균 189위안의 매출을 일으켰으며 모바일 월 활동 사용자들은 평균 123위안의 연 매출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각각 171위안과 62위안이었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경영 및 기업 구조를 업그레이드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를 통해 이익을 얻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다. 신화망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티몰 플랫폼에서 이미 50개의 매장이 IPO 계획을 갖고 있다.

▲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 ‘유통 플랫폼’에서 ‘삶과 사회의 기반 인프라’로 

이같은 데이터를 근거로 투자자 대회 현장에서는 알리바바의 ‘서비스 플랫폼’ 으로서의 가치가 어필됐다. 신화망은 “알리바바의 고위 경영진은 알리바바가 제공하는 가치가 이미 이전의 ‘유통 채널’에서 ‘멀티미디어화된 비즈니스 인프라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는 점을 설파했다”며 “판매자들은 알리바바의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거래’의 가치 이외에도 시장 마케팅 가치와 경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등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가 풍부해지면서 판매자들에게 강력한 영업 무기가 되고 있으며 데이터를 통해 타깃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통해 알리바바가 유통 및 판매, 마케팅 경로를 단순화해 운영 경비를 줄여줘 이익을 판매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설명이다.

이 ‘멀티미디어’ 서비스 데이터는 알리바바의 차기 회계연도 계획에 더욱 잘 드러나 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총거래규모(GMV)에 얽매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소비자 사회 플랫폼이자 판매자와 소비자의 ‘상호 교류’ 플랫폼으로의 비전이 담겨 있는 것이다.

마윈 회장은 이에 대해 “2020년까지 알리바바는 GMV 6억 위안을 실현할 것”이라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알리바바가 ‘1억’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0만 기업의 수익 활동을 돕고 있다는 것”이라며 회사의 가치를 강조했다. 또 “GMV는 우리의 핵심 지표가 아니며 비즈니스의 인프라가 되는 것이 우리의 핵심 지표다”라고 덧붙였다.

알리바바그룹은 몇 년 내 물류, 인터넷 금융,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인터넷과 광고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10년 내 데이터 기술에 기반을 둔 헬스케어 및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즉, 마윈이 소위 말하는 ‘더블 H(Health and Happiness)’ 산업에서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