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가 박민식 의원으로 교체되며 통신방송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 간사가 업계의 주요 이슈인 합산규제 절충안과 700MHz 주파수 정책소위원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여당 간사가 통신방송 분야를 처음 맡는 것인 만큼 업체 관계자들도 동향 파악에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신임 간사가 통신방송 전문성이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와 함께, 검사 출신인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현안 이슈를 처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쨌든 간사 교체에 따른 관련 정책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미방위 여당 간사에 선임된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12일 업계에 따르면 13일로 예정됐던 국회 미방위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연기됐다. 당초 법사위에서는 방송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클라우드 법안’ 통과 여부가 논의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정 취소로 해당 법안은 설 연휴 뒤인 23일 법사위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법사위 연기는 여당 간사 일정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일 국회 미방위 여당 간사에는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이 선임됐다. 여당 간사였던 조해진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 선임된데 의한 후속조치이다.

박민식 의원은 정무위원회, 지식경제위원회를 거친 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했다.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정무위 간사를 맡았다. 법사위에서는 ‘도둑뇌사사건’을 계기로 정당범위를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을 내놓으서면 주목 받았다.

야당 미방위 의원실 관계자는 “박 의원은 드라마 ‘펀치’에 나오는 검사처럼 열혈파이고 행동파라고 알려졌다”며 “나이도 젊어 미방위 활동도 활발히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방송 업계를 빨리 파악해 업무를 처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합산규제 통과를 지지하는 케이블 TV업계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IPTV 등은 속이 타들어가는 중이다. 케이블 협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만 법사위가 2번이나 미뤄졌는데, 간사 교체로 또 미뤄졌다”며 “일정이 지연되는 동안 KT측에서는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모을텐데 합산규제 통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 의원은 통신방송쪽 경력이 없어 아직 합산규제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우리도 파악 중”이라며 “합산규제를 강하게 반대하는 여당 소수 의원과 찬성하는 남은 의원들의 차이를 최대한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 또한 상황을 놓치지 않고 있다. 700MHz 주파수 대역 할당을 두고 통신업계와 방송업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국회는 방송용 할당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방위 위원들은 700MHz 주파수 정책 소위원을 결성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소위원장은 여당 간사가 맡고 있다. 현재까지 2번의 주파수 정책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국회와 정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끝났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정책에 능통한 의원이 왔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박 의원도 미방위 소속인만큼 대다수 의원과 동일하게 방송 700MHz 할당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냐”면서도 “검사출신이고 매우 똑똑하다고 들었다. 주파수는 통신 업계의 근간인만큼, 최대한 합리적으로 접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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