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이동통신사가 최근 잇달아 지원금(보조금)을 하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보조금 단속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전통적 성수기인 설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 강남 지하상가에 위치한 한 핸드폰 판매점

■ 이통3사, 보조금 ‘뚝’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는 3만원대 저가 요금제의 지원금을 일제히 내렸다. 2만6000원에서 최대 11만9000원까지 수준으로, 구형폰부터 비교적 최신 인기 단말까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월 들어 32개 단말의 지원금이 변동됐으나, 26개 단말에 대해서는 지원금이 오히려 내려갔다. 해당기간 동안 SK텔레콤 7종, KT 7종, LG유플러스 1종의 단말에 대해 지원금을 인하했다.

10일 SK텔레콤의 경우 삼성전자 ‘갤럭시A7', '갤럭시S4' 등의 지원금을 각각 9만8000원, 8만5000원 떨어뜨렸다.(3만원대 요금제 기준) KT는 '갤럭시S5', '갤럭시 알파' 등 일부 주요 단말에 지원금을 8000원에서 11만9000원까지 내렸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G3 공시 보조금을 3만8000원 내렸다. 이 회사의 경우 3만원 요금제 가입자는 G3 구매가가 72만6000원을 높아졌다.

이통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지원금 단속과 시장 안정화 감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시행 5개월을 맞은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들어 단통법 모니터링 감시반을 꾸리며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이달 중 단통법 종합 실시 대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착한 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안정화 주문으로 이통사들이 몸을 움츠러든것 같다”며 “여기에 전통적인 성수기인 설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 LG 'G플렉스(좌)', 삼성 '갤럭시노트4 S-LTE'

■ 단말이 없다...G플렉스, 상한선 해제

공시 지원금이 떨어지자 일선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도 고객의 발길이 잠시 주춤한 분위기다. 2월 들어 신규 출시된 단말도 없어 지원금 경쟁이 치열했던 1월 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1월에는 저가 요금제와 구형폰에 지원금이 몰려 현재로선 인기 단말 재고가 넉넉지 않다”며 “이통사 또한 지난 4분기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지원금을 다시 하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신 단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 S-LTE'인데 이마저 공급 물량이 충분치 않아 유통가에서는 손님들을 돌려보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라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판매된 해당 단말은 670대이다. 이는 전국 유통점이 2만5000개임을 고려하면 일평균 한 대도 못파는 곳이 많은 셈이다.

강남의 한 대리점 직원은 “갤럭시노트4 S-LTE 단말 자체를 찾는 손님은 하루에도 꽤 된다”며 “다만, 재고량이 없어 다른 단말을 권하거나 그냥 돌려보내는 등 우리도 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인기는 있지만 물량 부족으로 판매량이 적은 것이다. 다만, 유통가는 LG전자 G플렉스가 출고된지 15개월이 넘는 폰에 합류하면서 지원금이 대폭 상향할 가능성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G플렉스는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단말로 G2와 사양은 비슷하다. 출시된지 15개월이 넘는 단말에는 상한선 30만원이 훌쩍 넘는 액수가 실려도 법에 위반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를 끌어모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관건은 G플렉스가 G2만큼 인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지원금이 투입되야 효과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착한 텔레콤 관계자는 “G플렉스의 경우 10일자에 출고된지 15개월째가 됐는데, 시장에서 G2만큼 파급력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해 공시 지원금을 높이지 않았다”며 “3월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설 앞두고 지원금이 또 다시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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