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이호정 기자]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이호정 기자]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엔씨소프트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는 인사말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사로서 더 과감한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로 변환했다"며 "게임 경쟁력 및 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함께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진출 원년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며 "올해는 당사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으로 인내를 가지고 봐주시면 다시한번 신뢰를 회복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실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김택진 대표이사가 구글과 미팅으로 불참했다. 박병무 내정자는 "구글과 관련해서는 (언론에) 인공지능(AI) 정도가 나왔는데 실적과 관련한 중요한 미팅이 잡혔다"며 "구글 임원과 일정을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됐다. 김택진 대표도 간곡한 양해와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주주총회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 당기순이익 2139억원 등 2023년 주요 경영 실적을 보고했다. 또 사내이사로 김택진 대표, 박병무 대표 내정자를 선임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를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실적 하락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먼저 게임별 매출을 비공개로 바꾼 것과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한 것에 대한 주주의 지적이 나왔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게임별 매출을 유일하게 엔씨가 발표해 오다가 게임별 매출 발표를 중단해서 억측을 낳았다. 게임 매출은 IR실에서 공개하고 정보를 주고 있다"며 "다시 고민을 해서 다음 실적에 어떻게 하는 게 주주분들께 정보 공유 차원에 제일 도움이 될지를 심사숙고하겠다. 충분히 검토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 CFO는 "판관비는 여러 가지 비용이 있지만 유튜버, 스트리머 등을 통해서 광고비를 지급하고 그분들을 통해서 매출을 유도하는 식인데, 그건 제가 이 회사 들어올 때 이야기이고, 그 이후는 공식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작년과 재작년에 관련해서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그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인 비용이 아닌 여러가지 비용을 마른 수건까지 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김택진 대표의 보수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 25억5900만원, 상여 46억6500만원 등 총 72억4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게임업계 경영자 중 1위를 기록했다.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엔씨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고 임원 보상은 이사회 산하 보상위원회를 통해 결정되고 김택진 대표가 보수에 직접 개입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엔씨는 보수와 관련한 로직이 있고 특히 올해 8월이 되면 상반기 보수 공시가 나올텐데 3월에 책정된 김택진 대표 성과 보수는 로직에 입각해서 성과금이 0%로 측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매운맛 비즈니스 모델(BM) 등을 통한 엔씨소프트 이미지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 내정자는 "저희가 생각하는 것은 게임회사로써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서 새로운 장르, 새로운 게임, 새로운 BM을 가지고 다시 전통적인 사랑을 받는 게임 회사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나오는 신작은 부정적인 BM에서 탈피한 게임들이 나올 것이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7개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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