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왼쪽)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유튜브 갈무리]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왼쪽)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유튜브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게임사들이 인수합병(M&A)과 함께 투자를 통한 지적재산권(IP) 확보를 통해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터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부터 M&A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지난해 전 세계 게임사 350곳을 대상으로 검토하며 미팅(회의)을 진행했고, 올해는 그런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M&A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다양한 IP를 확보해 신작을 출시하는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에 따라 새로운 글로벌 IP 발굴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24개 이상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다크앤다커' IP를 비롯해 M&A까지 다양한 IP들을 통해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크래프톤은 올해 약 7600억원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200억원의 2배이상의 규모다.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올해는 게임 IP 확보를 위한 투자를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게임 스튜디오 및 IP 확보 4200억원 ▲게임제작이나 서비스와 관련한 테크 및 인프라 영역에 1500억원 ▲게임관련 산업 중심의 간접 투자에 19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210억원이며, '유동성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2조3404억원까지 합하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은 약 3조614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도 최근 '공동대표 체재 출범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IP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엔씨소프트도 포스트 '리니지'를 찾는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532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장단기투자자산부터 투자부동산 등을 모두 현금화하면 3조원에 달하는 M&A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는 "엔씨에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 부합하는 M&A 역시 치열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신규 IP와 개발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글로벌 퍼블리셔 도약을 선언한 컴투스의 경우 지난달에 게임사 '에이버튼'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신작 MMORPG에 대한 퍼블리싱권을 확보했다. 에이버튼은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등 흥행작 개발을 주도한 김대훤 전 넥슨 부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앞서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 부문장은 지난 1월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경쟁력 있는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퍼블리싱과 지분투자 모두 열려있는 회사"라며 "현재 다양한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웹젠도 지난 26일 국내 개발사 '파나나스튜디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통해 웹젠은 파나나스튜디오가 개발하는 신작 게임 '프로젝트 세일러'의 게임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앞서 웹젠은 지난 1월에는 '헌드레드 소울'의 개발사 '하운드13'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신작 '프로젝트D(가칭, 드래곤소드)'의 국내외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신작들의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진승호 디렉터(왼쪽)와 이상균 디렉터 [사진: 네오위즈]
진승호 디렉터(왼쪽)와 이상균 디렉터 [사진: 네오위즈]

이 밖에 네오위즈는 최근 스타 개발자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업계에 이목을 끌기도 했다. 네오위즈의 ROUND8 스튜디오는 지난 4일 '베리드 스타즈'를 개발한 진승호 디렉터에 이어 25일에는 '마비노기 영웅전'을 개발한 이상균 디렉터를 영입했다. 

진승호 디렉터는 라인게임즈에서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 '베리드 스타즈' 디렉터를 역임했으며 전작인 방탈출 추리 게임 '밀실탈출 검은방'과 미스테리 어드벤처 '회색도시' 시리즈의 시나리오와 프로듀서도 맡았다. ROUND8 스튜디오에서는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상균 디렉터는 액션 RPG '마비노기 영웅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메인 시나리오 라이터를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어 크래프톤을 거쳐 스마일게이트에서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포커스 온 유', '로건: 씨프 인더 캐슬' 등을 개발한 가상현실(VR) 스튜디오 총괄을 맡았다. 이 디렉터는 ROUND8 스튜디오에서 액션에 특화된 신규 프로젝트를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박성준 ROUND8 스튜디오장은 "게임 개발력과 시나리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진승호 디렉터와 'P의 거짓'을 탄생시킨 ROUND8 스튜디오 간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이상균 디렉터는 뛰어난 게임 개발력뿐만 아니라 치밀한 세계관을 설계하고 아름다운 미장센을 갖춘 아트를 만들어 내는 등 여러 방면에서 내러티브 역량을 보유한 인물로 그와 함께 이야기 중심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여러 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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