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배터리 열관리 기술을 통해 성능 영향을 받는다 [사진: 현대차]
전기차는 배터리 열관리 기술을 통해 성능 영향을 받는다 [사진: 현대차]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4680 원통형,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가 개발 로드맵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전기차 탑재 배터리 성능에서 차량 열관리 시스템(Thermal Management System) 갖는 중요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열관리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관련 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기차의 최적 운행 온도 범위는 25~35도(℃)로 배터리 열관리도 해당 조건에 맞춰진다. 

해당 온도에서 배터리 충전 속도가 가장 빠르며 주행 가능 거리도 가장 늘어난다. 온도 조건에 따라 일일 충전 주행 거리는 저온에서 50%, 고온에서 30% 이상 감소할 수 있다.

미국자동차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주행 거리가 여름철에 에어컨을 켜면 17%, 겨울철에 히터를 켜면 40%까지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각 주행 환경에서 배터리 성능이 제대로 나오게 하려면 운행 시 차량 내 냉각 및 가열 등 열관리가 상시적으로 필요하다.

배터리에 대한 열관리 이슈는 전기차 급속 충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테슬라 모델Y와 같은 표준 크로스오버 전기차 경우 60kWh 용량 배터리 충전 시 80%를 채우는 시간은 50KW급 충전기는 약 30분 소요된다.

하지만 고속충전을 위해 200, 400KW으로 급속충전기의 출력을 높이게 되며 출력과 차이가 커서, 충전 시 배터리가 온도가 크게 상승하게 된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열관리 시스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부터 ECU(전자제어장치)까지 차량 내 열을 발생하는 모든 부분을 통제할 수 있는 '옥토밸브'를 개발해 모델Y, 모델3 등에 장착했으며, 현대차그룹도 열관리 히트펌프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하고 있다.

관련 기술 연구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도요타, 현대차, LG, 혼다,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이 나서 관련 특허 출원을 속속 내고 있다. 전기차 공조기 작동에 따른 주행 거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18.7%로 성장해 오는 2027년에 63억1000만달러 규모로 커진다. 

게다가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능 강화와 함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고도화로 전력 추가 소요에 따른 에너지 손실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열관리 시스템 비용은 전기차 대비 30% 이상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외부 열관리 스테이션을 활용한 충전 최적화 기술 개발을 검토 중이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외부 열관리 스테이션을 활용한 충전 최적화 기술 개발을 검토 중이다. [사진: 현대차]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자동차용 공조 시스템 분야 글로벌 시장은 일본 덴소, 한국 한온시스템, 독일 말레, 프랑스 발레오, 미국 보그워너 등의 5개 기업이 59 %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배터리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납품 성과가 있는 기업은 일본 덴소와 한국의 한온시스템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히트펌프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되면서 양사의 매출 성장을 전망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전기차 탑재 전 성능도 중요하지만 탑재 후에 효율성을 더 고려해야 한다"며 "배터리가 가진 성능을 충분히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공조 장치 등 열관리 중요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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