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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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생활 가전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차별화에 나섰다. 하지만 AI를 통한 경험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제공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지난 11일 삼성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실물을 공개했다. 3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단독 건조기와 동급 성능을 내기 위해 설계부터 다시 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3년의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비스포코 AI 콤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AI 기능은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구체적으로 명시한 AI 기술은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건조 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부분 뿐이다.

삼성전자는 거대언어모델(LLM) 탑재도 예고했지만 어떤 기능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공개된 AI 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AI'와 AI TV 'Neo QLED 8K T의 경우 상대적으로 AI가 많이 버무려졌다는 평가다.

'Neo QLED 8K TV'는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만큼 가장 관련 기능이 많다. 저화질을 8K로 변환하는 업스케일링을 비롯해 영상 왜곡을 줄이거나 영상 음원 중 음성만 분리하는 등 PC수준의 연산 수행 능력을 갖췄다. 또 '비스포크 제트 AI'는 AI 모드 2.0 모드에서 바닥 재질 등 청소 환경을 인식해 맞춤 모드를 제공한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하지만 AI 기능이 가전이 갖는 본질적인 역량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확실치 않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미 챗GPT 때문에 AI에 대한 소비자의 눈이 높다"며 "가격이 점점 오르는 만큼 AI 체감이 오지 않으면 비싼 제품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디어브리핑에서 이무형 부사장은 “399만원이 적은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AI기능까지 합리적인 가격에서 경험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게 미션"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틱 청소기, 식기세척기, 오븐까지 AI 기능을 갖춰 AI 적용 품목을 15개로 늘렸다.

AI를 가전에 투입하는 넣는 전략이 삼성전자 브랜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생활 가전이 과거에는 고객의 '고통(Pain)'을 덜어주는 기계였다면, 미래에는 '영양제(Vitamin)'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삼성전자의 AI을 활용한 가전 전략은 소비자에게 한번 먹고 마는 두통약이 아닌 매일 먹을 비타민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AI 아젠다 선점 효과까지 확보할 수 있다.

기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온디바이스AI가 출시됐듯 생활 가전 분야에서도 AI가 챗GPT만큼의 충격을 주는 시점이 온다"며 "삼성전자는 그때까지 가전의 AI 가능성을 자신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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